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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와 세상] 가계부채는 왜 위험한가 : 경제위기의 시그널

더연 / 성장·분배 / 2016.07.21


[숫자와 세상]

가계부채는 왜 위험한가 : 경제위기의 시그널


 

우리 국민들은 빚의 무서움을 알고 있다. 흥청망청 외국돈을 빌려와 쓴 덕택에 20년 전 나라가 사달이 날 뻔한 기억 때문이다. 2008년 전 세계의 사람들도 빚의 공포를 목도하였다. 미국의 ‘묻지마 모기지 대출’과 유럽의 ‘포퓰리즘 국가부채’로 이룩하였던 세계경제 호황이 역사상 가장 큰 경제위기 중 하나로 뒤바뀐 경험 덕택이다.


프린스턴대의 아티프 미안과 시카고대의 아미르 수피는 빚, 즉 부채가 가진 이중성과 모순성을 분석적으로 보여준다. 아래는 1995년 이래로 미국, 영국, 스페인, 그리고 한국의 가처분소득 대비 가계부채의 비율을 나타낸 것이다. 가장 큰 경제위기를 경험한 미국과 스페인은 금융위기 직전인 2000년 이래 가파르게 가계 빚이 커지다가 2007년 이후 급속도로 가계부채의 비중이 하락한다. 호황이 불황으로 바뀌는 시점이었고, 빚으로 지은 집(House of Debt)이 무너지는 신호였다.


 

1995년 이후 가계소득 대비 부채비율.jpg

* 그림을 클릭하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두 경제학자에 따르면, 2008년의 경제위기의 원인은 채무자가 자신의 소득으로는 이자의 정상적 상환이 어려울 정도로 형성된 가계부채에 있었다. 그들은 이 가계부채의 경제위기 전이과정을 ‘레버드 로스(levered losses)’ 이론이라 명명한다. 채권의 디폴트 위험을 채권자와 채무자가 공평하게 나누지 않고, 채무자에게만 오롯이 전가된다는 채무계약의 본질적 속성에서 파생하는 문제이다.


레버드 로스(levered losses) 이론에 따르면, 불황의 신호가 나타나 자산에 낀 거품이 사라지게 되면, 채권자는 자산에 묶여있는 채무(주택담보대출이 다수다)에 대해 채무자의 경제상황(실업 여부, 소득 수준 등)과 관계없이 조속한 채무이행을 요구한다. 갑작스러운 채무의 이행을 요구받은 채무자는 결국 가계의 소비를 줄이거나, 자산의 매각을 통해 빚을 갚으려는 노력을 한다. 문제는 두 행위자의 선택이 불황 초입 국면에서 경제 전반의 수요와 자산 가치의 하락을 가속화시켜 경제 위기를 증폭시킨다는 점이다.

채권의 디폴트를 최소화하려는 채권자(은행)와 채무계약을 성실히 이행하려는 채무자(가계)의 합리적 선택이 오히려 비합리적 경제 상황을 잉태한 것이다. 1920년대 후반의 대공황, 2008년의 미국발 금융위기, 2010년의 유럽 경제위기 등 대부분의 경제위기는 모두 이와 동일한 과정을 겪었다.


 

국내 가계부채 추이.jpg

* 그림을 클릭하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 가계들의 부채가 최근 무섭게 증가하고 있다. 2008년 위기 이후 내수시장을 손쉽게 자극할 수 있는 부동산 부양책을 선택하면서 위기의 징후가 더욱 도드라지고 있다. OECD 역시 2014년부터 경제전망 보고서를 통해 한국의 가계부채가 위험수준에 달해있다고 경고하고 있으며, 이는 벤 버냉키가 미국의 가계부채 증가세를 걱정하던 2000년대 초중반의 모습과 닮아있다. 우리 경제도 가계부채로 인해 발생할 경제위기가 머지않았을 수 있다. 선제적 대응의 슬기로움이 필요해 보이는 시점으로 보여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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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울산대학생 2016-10-06 16:19:11

더연 연구진은 최경환 부총리 재임 기간 동안 급격히 상승한 가계부채에 대해 어떤 해결책을 마련하고 있나요? 말씀하셨다시피 이미 대한민국은 불황의 징조를 띄고 있고 사회 곳곳에서 디플레이션의 전조가 드러납니다. 이 상황에서 지독한 가계 부채 과다가 불러올 디폴트는 확연하며 일본처럼 경제 운영능력이 좋지않은 상황에서의 디폴트는 IMF 이상의 경제 위기를 초래할 것입니다.
IMF는 다행히 국민들의 성원과 노력으로 극복하였으나 지금의 경제상황은 그렇지 않습니다.

이 상황 속에서 혜안을 밝혀주세요. 위기에 대한 전달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습니다. 해결책과 방향을 제시해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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