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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자주국방의 전제조건 ‘전작권 환수’...왜 논란이 되나? - 이수형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

더연 / 안보·외교 / 2017.10.24

자주국방의 전제조건 ‘전작권 환수’...왜 논란이 되나?



이수형(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



작전통제권은 효율적인 전쟁수행과 궁극적으로 전쟁을 승리로 이끌기 위해 필요한 일체의 군사작전을 통제하는 권한이다. 따라서 작전통제권은 전시에는 말할 것도 없고 평시에도 군사력 운용과 배치, 그리고 군사력 사용방법 등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그렇기 때문에 작전통제권은 평시ㆍ전시로 구분될 수 있는 권한이 아니라 그냥 작전통제권인 것이다. 이러한 작전통제권의 권한은 한 나라의 군사주권의 요체이자 자주국방의 전제조건이며, 국방정책의 목표를 효율적으로 달성하기 위한 총체적 설계도라 할 수 있는 군사전략과도 불가분의 관계에 있는 것이다.


한국전쟁 당시 이승만 정부가 유엔연합군사령관에게 한국의 작전지휘권을 이양한 이후 1954년 한미합의의사록에 따라 한국의 작전지휘권은 작전통제권으로 변경됨과 동시에 그 권한은 유엔군사령관이 갖게 되었다. 1978년 한미연합방위체제의 핵심인 한미연합군사령부가 창설됨에 따라 한국의 작전통제권은 미군 4성장군인 한미연합군사령관에게 귀속되었다.


군사주권의 요체인 작전통제권을 환수하기 위한 한국 정부의 노력이 처음으로 국민의 관심을 끌게 된 것은 제13대 대통령 선거과정에서 나왔다. 당시 민주정의당의 노태우 후보는 1987년 인천공설운동장 유세에서 “임기 내에 작전통제권을 환수하겠다”는 대국민 공약을 발표하였다. 그러나 대통령에 당선된 이후 노태우 정부는 당시 한반도 상황의 엄중성을 명분으로 내세우면서도 자신의 공약을 지키기 위한 정치적 판단으로 작전통제권을 평시작전통제권과 전시작전통제권으로 구분했다. 그리고 미국과 평시작전통제권 환수에 합의하고 1994년 12월 한국은 평시작전통제권만을 환수하게 되었다. 이때부터 한국 사회에서는 그 어느 나라에도 존재하지 않는 작전통제권의 평시ㆍ전시 구분이 보편화되어 마치 작전통제권이 평시와 전시로 분리ㆍ구분되는 것이 당연한 것처럼 받아들이게 되었다.


2003년 출범한 노무현 정부는 ‘협력적 자주국방’이라는 기조 하에 완전한 군사주권의 확보라는 측면에서 전시작전통제권 환수를 강력하게 추진하였다. 노무현 정부는 한미동맹의 재조정을 추진하면서 2005년 제4차 한미안보정책구상 회의에서 ‘전시작전통제권 전환문제’를 공식 제기하였다. 미국도 이에 공감을 표시하였다. 특히, 2006년 9월 제6차 한미정상회담에서 부시 대통령은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은 한국군의 능력에 대한 신뢰를 기초로 하여 주한미군의 지속적인 주둔과 유사시 증원공약에 바탕을 두고 추진할 것”을 확인하였다.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에 대한 한미 양국의 공통적 인식과 입장은 2007년 2월 24일 한미 국방장관 회담을 통해 전환시점이 2012년 4월 17일로 확정되는 결과로 나타났다. 그러나 노무현 정부에서 확정된 전시작전통제권 전환과정은 이명박 정부와 박근혜 정부에 들어와 상황과 조건이라는 명분으로 인해 연기되고 또 다시 연기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전작권 ‘환수’ 용어의 정치쟁점화 결과 ‘전환’ 등장


노무현 정부 출범 이후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전시작전통제권과 관련된 특이한 변화중의 하나는 ‘환수’라는 용어가 ‘전환’으로 대체되고 있다는 점이다. 왜 이런 일이 발생했는가? 1987년부터 적어도 노무현 정부 출범 이전까지 역대 한국정부의 국방장관의 발언과 국방백서를 포함한 정부의 공식문서에서는 작전통제권의 ‘환수’가 공식 용어로 사용되었다. 노무현 정부 이전까지 작전통제권과 관련하여 한국의 모든 사람들과 공식문서에서는 환수라는 용어가 표준화되어 사용되었는데 왜 노무현 정부에서는 전시작전통제권 환수가 아니라 전환이라는 용어로 대체되어야만 했는가? 이는 당시 국내 일각에서 환수라는 표현에 이념적 잣대를 들이대고 이를 정치 쟁점화 했기 때문이다. 원활하게 한미동맹을 조정하여 협력적 자주국방을 추진해야 하는 노무현 정부의 입장에서는 환수라는 용어 대신 전환이라는 표현으로 전시작전통제권 문제를 해결하고자 했다. 지금부터라도 우리는 하나의 용어로 통일할 필요가 있다. 한국 정부가 미국에게 이양한 권한을 다시 찾아오겠다는 것은 전환이 아니라 환수라는 표현이 더 적절하다.


촛불혁명으로 탄생한 문재인 정부는 국민들에게 ‘전시작전통제권 환수’를 약속했다. 전시작전통제권 환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상황과 조건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스스로 우리의 안전을 책임지겠다는 주인의식과 이를 확고하게 추진해 나가겠다는 의지의 문제이다. 역설적으로 북한의 핵능력의 고도화로 한국의 안보상황이 엄중할수록 우리는 우리의 안보를 스스로 책임지겠다는 주인의식을 가져야만하고 그런 점에서 전시작전통제권 환수는 빠르면 빠를수록 좋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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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69주년 국군의 날 (사진출처: 청와대)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작전통제권은 주권국가에게는 군사주권의 요체이다. 일부에서는 작전통제권이 군사주권과 무관하다고 하지만 주한 미군사령관을 역임했던 스틸웰(Richard Stilwell)은 이승만 정부의 서한을 통한 한국의 작전지휘권 이양에 대해 “지구상에서 가장 놀라운 형태로 주권을 양보한 사례”라고 언급했다. 또한 작전통제권 환수를 공약으로 내걸었던 노태우 전 대통령 자신도 회고록을 통해 “우리가 독자적으로 지휘권을 갖지 못한 것은 주권국가로서는 창피한 일이었다”라고 기술한 바 있다. 작전통제권이 군사주권의 핵심 요소라는 것은 1997년 12월 한국이 IMF 위기에 처했을 때 국내 언론 대다수가 “경제주권의 상실”이라고 표현한 것과 맥을 같이하는 것이다.


현재 지구상의 주권국가 중에서 전시작전통제권을 갖고 있지 않은 유일한 나라가 한국이다. 이에 대해 많은 사람들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나토)의 사례를 거론하면서 전시에는 나토의 유럽 국가들도 작전통제권을 행사하지 못한다고 주장한다. 이는 명백한 오류이다. 나토와 회원국가들 간의 군사력 구조를 잘못 이해하고 있기 때문이다. 나토의 군사력은 회원 국가들의 병력으로 구성되지만, 나토 회원 국가들은 평시와 전시를 불문하고 자신의 독자적인 작전통제권을 행사한다. 이것이 가능한 것은 나토의 군사력구조가 한미동맹의 군사력구조와 근본적으로 다르기 때문이다. 나토 회원국의 군사력은 할당병력, 지정병력, 국가병력이라는 세범주로 구분되어 있다. 이 중에서 나토에 할당된 회원국의 할당병력에 대해서만 미군 4성 장군인 나토사령관이 작전통제권을 행사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회원국의 국가병력은 전시ㆍ평시에 관계없이 회원국의 군최고통수권자가 작전통제권을 행사하고 있다. 이런 구조 때문에 나토와 회원국가들 사이에서는 작전통제권 환수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 것이다. 다만, 지난 냉전시대 나토와 회원국가들 간 논쟁의 초점은 작전통제권이 아니라 회원 국가들이 자국의 병력을 어느 정도로 나토에 할당할 것인가 하는 병력의 할당비율 문제였다.


한국의 군사력은 특수 임무를 수행하는 일부 병력을 제외하고는 모두 한미연합군사령부에 배속되어 있어 전쟁이 발생했을 경우 한미연합군사령부의 사령관인 미군 4성 장군의 통제를 받게 된다. 더군다나, 북한과의 전면전이 일어나지 않는 상황에서도 한반도 전쟁준비태세에 따라 한국의 군사력은 한미연합군사령부의 통제를 받게 되어 우리의 독자적인 작전수행이 어렵게 된다. 남북 분단 상황을 고려하여 현재 한국의 전쟁준비태세(DEFCON)는 데프콘-4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남북한의 군사적 갈등이 고조되어 데프콘-3이 발동되면 한국군에 대한 작전통제권은 자동적으로 한미연합군사령부의 사령관인 미군 4성 장군의 통제를 받게 된다. 1999년 6월 15일 연평해전 당시 김대중 정부는 한국의 독자적인 작전수행을 위해 데프콘-3이 아니라 이에 준하는 전투준비태세 명령을 발동하여 독자적인 작전을 수행한 바 있다.


전작권 환수는 자주국방의 전제조건... 한미동맹 신뢰해야


작전통제권은 또한 자주국방의 전제조건이다. 자주국방은 자신의 의지와 힘으로 국가방위를 달성하는 것이다. 오늘날의 안보상황을 고려했을 경우, 한국의 자주국방은 국가방위를 자주적으로 결정하고 군사력을 자율적으로 운용하는 가운데 한미동맹을 통해 군사력을 강화시켜 나가는 것이다. 이러한 자주국방을 건설하기 위해서는 작전통제권이 전제되어야 한다. 왜냐하면 독자적인 작전통제권이 있어야 한국이 설정한 국방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독자적인 군사전략을 설계할 수 있기 때문이다. 1953년 한미동맹 탄생 이후 한국은 작전통제권을 갖지 못했기 때문에 역대 한국정부의 군사전략은 공히 한미연합전략에 바탕을 두었지, 우리만의 독자적인 군사전략을 설계할 수 없었다.


한국이 전시작전통제권을 환수하겠다는 것은 우리 스스로 우리의 국방과 안보를 책임지겠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의 전시작전통제권 환수가 한미동맹을 약화시키거나 극단적으로 동맹을 해체할 것이라는 국내 일부의 우려와 비판은 동맹에 대한 지나친 의존심의 발로에 불과한 것이다. 과거 동두천에 주둔해 있던 주한미군을 인계철선으로 바라보는 것과 같은 논리인 것이다. 이제부터라도 우리는 동맹에 대한 의존심을 줄여나가야 한다. 이러한 노력은 전시작전통제권 환수로부터 시작되어야 하며, 이는 보다 건강하고 튼튼한 한미동맹을 만들어가는 첫 출발점이 될 것이다. 설사 전시작전통제권 환수 과정에서 있을지도 모르는 동맹 갈등을 너무 부정적으로만 바라보거나 이를 침소봉대할 필요가 없다.


국내 일각에서는 한미동맹에서 주기적으로 발생하는 동맹 갈등을 부정적으로 인식하여 한미동맹에 갈등이 존재하지 않는 측면을 강조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비대칭적 한미동맹에서 나타나는 동맹 갈등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현상이자 한미동맹의 합리적이고 튼튼한 소통의 한 유형으로 인식하는 것이 보다 적절할 것이다. 설사, 동맹 갈등이 일어난다 할지라도 한미 양국 간의 정치ㆍ경제적 가치와 상호 신뢰는 충분히 동맹 갈등을 최소화하면서 보다 튼튼한 한미동맹 발전의 밑거름이 될 것이다. 동맹의 유지와 발전은 기본적으로 동맹 국가들 간의 정치적 신뢰가 근간이라는 점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아무리 튼튼한 동맹의 군사구조를 갖고 있더라도 정치적 신뢰가 무너진다면 동맹의 역량도 약화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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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형 박사

現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

 제18기 민주평통 상임위원

前 참여정부 대통령비서실 통일외교안보 정책실 행정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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