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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칼럼] 교육감과 지자체장, 둘은 함께 달려야 한다.

더연 / 청년칼럼 / 2014.07.18 210.204.226.34

교육감과 지자체장, 둘은 함께 달려야 한다.

 

 

누구의 책임인가?

 

후보를 선택하는 기준에는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겠지만 많은 사람이 한 번쯤은 생각해보는 점은 ‘전임자와 그의 소속당이 얼마나 잘했는가?’라는 ‘정치적 심판’일 것이다. 전임자가 잘했다면, 전임자가 소속했던 당의 출신 인물을 지지할 수도 있고, 그렇지 않다면 이번에는 전임자와 대립각을 세웠던 당을 지지하는 것을 생각해볼 수도 있을 것이다. 선거란 이러한 방식으로 유권자가 자신들의 뜻을 정치에 반영할 수 있고, 대의제에서 선출된 공직자들이 스스로 공약, 말에 책임을 질 수 있도록 만드는 장치이다.

 

 

이와 관련해 한 가지 의문을 생각해보려고 한다. 2011년 서울시의 무상급식 정책과 관련하여 곽노현 전 서울시 교육감과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대립이 있었다. 이 둘의 대립은 결국 주민투표와 그에 이은 오 시장의 사임, 그리고 보궐선거로 이어지면서 그동안의 시간, 물적 자원의 소모, 그리고 혼란이라는 결과를 낳았다.

 

 

그리고 이 대립은 또 다른 문제를 낳았다. 최근 서울의 미발령 교사가 1000여 명이나 되지만 예산 부족으로 인해 이들을 발령낼 수 없다는 보도가 이루어지면서 교육청은 무상급식으로 인해 퇴직교사를 위한 예산을 확보할 수 없어서라고 답변했고, 일각에서는 누리과정의 시행으로 인해 예산이 줄어든 것이라고 하기도 한다.

 

 

한 가지 생각해보자. 무상급식 정책이 실패라 생각하는 시민들은 교육감과 시장 중 누구에게 정치적 책임을 물어야 하는가? 단순히 무상급식을 찬성한 측에 투표하지 않으면 된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두 사람의 대립이 불러온 비효율성은 누구에게 책임을 물어야 하는가? 만약 현재의 문제가 무상급식이 아닌 누리과정으로 인해 예산확보가 부족한 것이라면 누구에게 책임을 물을 것인가? 즉, 단순한 찬 반 문제가 아닌 좀 더 복잡한 문제라면 어떻게 할 것인가? 이런 측면에서 본다면 유권자들은 현재 상황에 대해 선출된 사람들에게 책임을 묻기가 어려워진다. 즉, 정치적 책임성의 확보는 점점 어려운 문제가 된다.

 

 

물론 교육감이나 지방자치단체장이 내세운 ‘공약’에 한해서 평가를 하고, 각자는 각자의 공약에 한해서만 책임을 지면 된다는 의견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의견도 교육감과 지방자치단체장 사이의 대립으로 인해서 발생한 손해에 대한 책임을 누구에게 물어야 할지에 대해서는 뚜렷한 답을 내주지 않는다. 쉽게 생각해보자. A가 주장하는 공약을 수행하는데 B가 자신의 공약을 수행하기 위해 대립각을 세우고 이 때문에 큰 손해가 발생했다면, 이 손해는 대립각을 세운 B의 책임이라 봐야 할까 아니면 관계자들을 잘 설득해 합의를 끌어내지 못한 A의 책임이라고 보아야 할까? 애매한 문제이다.

 

 

‘코드인사’와 러닝메이트

 

나는 이에 대한 대안을 ‘코드인사’에서 찾고 싶다. ‘코드인사’란 대통령과 같은 최고위 결정자가 중간기관들의 장이나 장관들을 자신의 입맛에 맞는 사람을 임명하는 것을 이야기한다. 물론 한국에서는 ‘코드인사’ 하면 일단 부정적인 측면이 주목받는 것이 사실이다. 공기업의 방만 경영, 비효율성의 원인 중 하나로 제기되는 것이 공기업의 낙하산 인사이고, 최근 여수 기름 유출 사건을 계기로 윤 전 해수부 장관이 경질되면서 인사의 적합성 문제가 제기되는 등 부정적인 모습이 자주 보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코드인사'를 유지하는가? '코드인사'의 장점으로 들 수 있는 것은 코드인사를 통해 대통령이 달성하고자 하는 바를 잘 이해하고 있는 인사들이 정부 및 공공분야의 각 방면에 포진하여 그것의 달성을 위해 움직임으로써 효율적, 효과적인 목표의 달성을 노릴 수 있다는 점이다. 어떤 조직이 효율적으로 움직이기 위해서는 조직의 구성원들이 하나의 합의된 목표를 가지고 유기적으로 협력하는 것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쉽게 이야기하면, 자기와 마음이 맞고, 잘 통하는 친구들과 조를 이루어 일을 할 때 즐겁고 손발이 맞아 일이 잘 돌아간다는 것이다.

 

 

이러한 코드인사를 정치라는 측면에서 생각해본다면, 대통령이 달성하고자 하는 바를 효율적으로 달성하기 위해 임의로 자신이 인사에 손대는 만큼, 이로 따른 결과도 궁극적으로는 대통령이 책임지고 국민의 심판(주로 선거를 통한)을 받겠다는 의미도 내포하고 있다. 최근 기름유출사태와 관련하여 장관 인선의 문제에 대한 비판이 단순히 장관 개인이 해임된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인선을 잘못했다는 평을 통해 대통령에게까지 이어지고, 이는 대통령에 대한 지지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이해될 수 있다. 즉, 대통령과 코드인사로 등용되는 인재들은 서로가 러닝메이트(running  mate)로 묶여 하나의 목표를 위해 노력하고, 정치적으로 선거에 의해 같이 심판받는다.

 

 

정치색이 걱정된다고?

 

이러한 러닝메이트 제도에 대해서 제기되는 비판 중 하나는 교육이라는 '가치 중립적'이어야 할 분야가 정치색에 물들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올해 6월의 교육감 선거를 보자. 이미 대부분 진보-보수로 교육감의 성향을 모두 나누고 있다. 이미 100%는 아니더라도 정치를 반영하고 있다.

 

 

서울시 교육감 선거를 보면 더욱 극명하게 드러난다. 4명의 교육감 후보 중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교육계'에 몸을 담았다고 할 수 있는 사람은 문용린 전 교육부 장관뿐이다. 그리고 문 후보조차도 고승덕 후보에게 정치공작이라는 소리를 듣는 등 정치와 관련되고 있다.

 

 

생각하건데, Administrator, 행정가는 Manager보다 정치적일 수밖에 없다. 그들은 공적 분야에서 사람들의 욕구, 갈등을 조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조직의 비전, 나아갈 방향을 제시해야 하는 고위 행정가의 활동에 가치가 개입되지 않는 것도 웃긴 일이다. 비전이 없는 교육감, 문제 진단과 해결 방향의 제시가 없는 교육감이 상상이 되는가? 교육감 직선제의 도입 취지 중 하나가 '자주적인 교육'이라는 점을 생각해보면 교육감의 신념, 성향이 존재하는 것을 문제 삼는 것은 취지와 어긋날 수 있다. 후보들이 제시한 것이 합리적인가 아닌가의 문제이지 제시하는 행위 자체를 문제 삼는 꼴이다.

 

 

그리고 애초에 선거라는 행위 자체가 정치적인 행동이다. 정치적인 행동을 통해 정치적인 요소가 들어가 있는 지위의 사람을 뽑으면서 정치색을 걱정할 것이라면, 애초에 왜 교육감을 임명제가 아닌 선거를 통해 선출하는가?

 

 

개인적으로 이 문제는 당선 이후 지속적인 시민단체와 학부모, 학생들의 감시를 통해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 교육감을 임명제로 바꾼다고 해서 교육에 정치색이 입혀지는 것을 막아낼 수는 없다.

 

 

교육감과 지자체장, 같이 달려보는 것은 어떨까?

 

다시 지방자치단체장과 교육감에 대한 이야기로 돌아와 보자. 현재 대두되는 각종 교육문제는 교육 그 자체를 떠나 복지, 사회문제들과 얽혀있기 때문에 이의 해결을 위해서는 예산, 제도, 조직과 관련하여 지방자치단체와 교육청이 유기적으로 협조해야 한다. 즉, 지방자치단체장과 교육감의 긴밀한 협력이 필요하다.

 

 

교육청과 지자체, 이 두 수장의 성향이나 신념이 유사하다면 둘의 협조는 성공적일 수 있다. 그러나 문제는 이 둘의 성향과 신념이 다른 경우이다. 처음에 의문을 제기한 사례에서 보았듯, 교육감과 지자체장의 대립이 비효율을 낳은 데다, 그 정책의 결과에 대해 둘 중 누구에게 책임을 묻는 것이 타당한지에 대한 대답 또한 애매해진다.

 

 

그렇다면 코드인사에서 생각해본 것을 응용해서 교육감과 지자체장을 러닝메이트로 묶어서 출마하도록 하여 선거하는 것은 어떨까? 마치 학교에서 학생회장을 뽑을 때, 학생회장과 부회장 후보를 묶어서 나오는 것처럼 말이다. 만약에 교육감과 지자체장을 러닝메이트로 한다면 우리가 생각한 문제들이 해결될 여지가 있다.

 

 

우선 선거에 러닝메이트로 나온다는 것은 러닝메이트로 나오는 교육감 후보와 지자체장 후보가 같은 신념, 목표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이 둘이 선출될 경우, 둘 사이에서 대립은 줄어들게 되고, 긴밀한 협조가 이루어지기 쉬워 원래 목표하고자 한 바를 효과적으로 달성할 가능성이 있다. 이러한 점은 공약을 세울 때도 교육청-지방자치단체 간에 서로 활용할 수 있는 자원, 도움을 줄 수 있는 범위 등을 정확하게 파악하여 통합적으로 공약을 세울 수 있다는 점에서도 이익이다.

 

 

또, 이들이 임기 중에 문제를 일으키더라도 앞에서 생각했던 문제점이 해결된다. 러닝메이트 제도 아래에서 교육감과 지자체장은 같이 공약을 만들었고, 서로가 공약의 수행 방식 등에 대해 합의한 상태로 역할을 해 나갈 것이기 때문에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에 대해서 같이 책임을 지는 것이 정당하다고 볼 수 있고, 유권자의 입장에서도 둘 중 누구의 책임인가에 대해 애매함을 느낄 필요가 없다. 또, 이 러닝메이트 제도에서는 같이 책임을 지기 때문에 지금처럼 지자체장과 교육감이 따로 선출되는 제도에서 일어날 수 있는 문제인 ‘상대방에게 책임 떠넘기기 공방’을 이용한 선거 홍보전략을 사용할 수가 없다.

 

 

선거란 국민이 스스로 의사를 정치에 반영하고, 선출된 정치인들의 행동에 대한 피드백을 제공하여 정치인들의 책임성을 확보하는 가장 기본적인 장치이다. 이러한 점을 생각해본다면, 교육감-지자체장의 러닝메이트 방식 출마는 책임성을 확장할 수 있는 장치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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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홍주석

초조해할 일은 아니다. 아침식사는 점심 전까지 끝내면 되고, 장례식은 죽은 다음에 해도 늦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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