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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봉석의 영화 읽기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

더연 / 문화살롱 / 2015.05.06

 
김봉석의 영화 읽기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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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 

The Avengers: Age of Ultron (2015)

 
개요  액션, 모험, 판타지|미국141분2015.04.23 개봉
감독  조스 웨던
출연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아이언맨), 크리스 햄스워스(토르), 마크 러팔로(헐크), 크리스 에반스(캡틴아메리카) ... 더보기
내용 
어벤져스를 위협하는 최강의 적 ‘울트론’의 등장. 평화로 가는 길은 단 하나, 인류의 멸종이라고 믿는 ‘울트론’과 사상 최대의 전쟁이 시작된다!

원문출처: 네이버영화

 


서울에서도 촬영했던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이 개봉 10일 만에 620만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호조를 보이고 있다. 처음 개봉할 때 상영관 스크린의 80%인 1700여개를 잡으면서 독과점 논란도 있었지만 어쨌건 흥행은 순조롭다. 마블에서는 <아이언맨> <토르> <캡틴 아메리카> <인크레더블 헐크> <어벤져스> 등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 영화를 매년 2, 3편씩 개봉하면서 엄청난 수익을 올리고 있다. 과거에는 아이들이나 본다고 생각했던 슈퍼히어로에 왜 어른들까지 열광하게 된 것일까? 현실과 거리를 두면서 자신들의 세계에 열광하는 키덜트(Kid+Adult)의 유아적 취미일까. 모든 이야기에 스며들어 있는 영웅 신화의 현대적 재연일까. 이상한 옷차림을 제외하면 현실의 영웅과 슈퍼히어로의 차이가 없을 수도 있다. 대중은 스포츠의 영웅이나 난세를 구원할 지도자에게 열광한다. 평범한 우리들 사이에서 비범한 영웅이 탄생하기를 간절히 원하는 것이다.
 
만화와 영화 속의 슈퍼히어로는 시대의 요구를 담아내는 존재다. 한 시대를 반영하고, 대중의 욕망과 소원을 ‘초능력’에 반영하는 것이다. 미국인이 좋아하는 슈퍼히어로 슈퍼맨은 외계의 클립톤 행성에서 날아와 미국 시민으로 살아간다. 대부분의 미국인들처럼 슈퍼맨은 외부에서 이민을 와 아메리카 대륙에 정착한 이웃인 것이다. 미국인은 슈퍼맨의 정직하고 순수한 태도에서 미국을 건설한 청교도의 모습을 보고 있다. 어둠의 존재인 박쥐를 형상화한 배트맨은? 금주법이 제정된 후 미국의 범죄조직은 엄청난 성장을 거듭했다. 거대한 범죄조직은 사회 곳곳에 스며들었고 보통사람들에게도 일상적인 위협이 되었다. 배트맨은 범죄자들을 소탕하는 일종의 자경단으로 존재한다. 2차 대전이 시작되자 슈퍼 히어로들은 독일군과 일본군을 애국주의적 영웅으로 전화한다. 절대적인 능력을 가진 슈퍼히어로가 현실의 바램을 담아 전쟁영웅으로서 악을 물리치는 것이다.
 
만화를 원작으로 한 슈퍼히어로 영화가 할리우드의 주류가 된 시발점은 <엑스맨>(2000)과 <스파이더맨>(2002)이었다. <엑스맨>과 <스파이더맨>은 원색의 슈트를 입고 공중을 나는 슈퍼히어로가 아이들만의 영웅이 아님을 입증했다. 21세기에 새롭게 시작된 슈퍼히어로 영화는 그들이 우리의 영웅이자 분신임을 입증했다. 돌연변이로 태어난 엑스맨들은 단지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공동체에서 박해받는 소수자의 고뇌를 보여준다. 스파이더맨은 나와 세계, 개인의 성취와 사회적 헌신 사이에서 흔들리는 젊은 세대의 초상을 예리하게 표현했다. 인디펜던트 영화를 만들며 탁월한 경력을 쌓았던 <엑스맨>의 브라이언 싱어와 <스파이더맨>의 샘 레이미는 거대한 스펙터클에 주눅 들지 않고 인간이라면 누구나 갖게 되는 보편적인 고뇌와 갈등을 심오하게 파고들었다.
 
마블 유니버스는 21세기에도 계속 변화하고 확장된다. 이제는 만화만이 아니라 영화와 드라마까지 연결되어 더욱 광활해졌다. 또한 9.11 이후에 변화한 세계를 <아이언맨3>와 <캡틴 아메리카:윈더 솔져> 등을 통해 현실적으로 보여준다. 슈퍼 휴먼과 외계인이 등장한다고 해서 거짓말이나 몽상만을 이야기하는 것은 아니다. 현실의 우리들이 공감할 수 있는 인물과 이야기들이 마블 유니버스에 점점 더 많이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마블의 경쟁사인 DC 역시 슈퍼맨이 주인공인 <맨 오브 스틸>을 성공시키고 <배트맨 VS 슈퍼맨>을 만들고 있다. 그리고 <애로우> <플래쉬> 등 자사의 인기 캐릭터들을 드라마로 만들면서 ‘저스티스 리그’로 이어지는 기반을 쌓고 있다. 대중에게 캐릭터가 익숙해지면 점점 더 성공 가능성은 높아진다.
 
21세기의 슈퍼히어로는 우리와 동떨어진 저 먼 세계의 공상에 머물지 않는다. 슈퍼히어로의 고뇌라도 보통 사람들이 갈등하는 정체성의 고민과 크게 다를 것도 없다. 21세기의 벽두에 나온 워쇼스키 형제의 <매트릭스>에서 평범한 해커가 구세주 네오가 된 것처럼 신과 구세주는 누구에게나 가능한 일이고 가상현실은 곧 현실과 다르지 않은 세상이 되었다. 슈퍼히어로도 결국은 인간이고, 보통 사람들과 절대적으로 다른 존재가 아닌 것이다. 이미 우리들은 누구나 인터넷 게임 속에서 슈퍼히어로나 무림 절대고수가 될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는 것이니까. 이미 가상현실의 의미를 깨달은 세대에게, 슈퍼히어로의 존재는 공상이 아니라 현실인 것이다. 그리고 모든 엔터테인먼트의 중심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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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평론가 김봉석
씨네 21에서 영화전문기자로 활약했다. 예술종합잡지인 브뤼트의 편집장을 역임했으며 현재,  웹툰 '미생'의 작가 윤태호와 함께 만화 전문 웹진인 에이코믹스를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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