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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봉석의 영화 읽기 <버드맨>

더연 / 문화살롱 / 2015.03.09

 
김봉석의 영화 읽기
<버드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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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드맨 Birdman (2015)


개요  코미디, 드라마미국119분2015.03.05 개봉
감독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
출연  마이클 키튼(리건), 에드워드 노튼(마이크)... 더보기
내용 
슈퍼히어로 ‘버드맨’으로 톱스타에 올랐지만 잊혀진 배우 리건 톰슨은 꿈과 명성을 되찾기 위해 브로드웨이 무대에 도전한다. 작품으로 인정받은 적 없던 리건은 다시 날아오를 수 있을까.

원문출처: 네이버영화

 


인생도 자연처럼 사이클이 있다. 올라갈 때가 있으면 내려갈 때가 있고, 이리저리 부딪치며 요동치는 시절도 있다. 겨울을 피할 수는 없는 것이고 어떻게 견디는가가 중요해진다.

한때 슈퍼히어로 버드맨을 연기하면서 최고의 스타가 되었지만 지금은 잊혀진 리건 톰슨. 버드맨의 속편을 거절한 것은 나름 고심의 결정이었지만 결과는 안 좋았다. 리건은 레이먼드 카버의 소설을 각색한 연극을 브로드웨이에 올리는 것으로 과거의 영광을 되찾으려 한다. 하지만 일은 점점 꼬여만 가고 리건의 목적도 뒤틀리기 시작한다.

연기가 최악인 주연 배우가 사고로 이탈하자 리건은 브로드웨이 스타인 마이크를 데리고 온다. 연기는 정말 잘 하지만 무대에서 술을 마시고, 실제로 섹스를 하려는 등 온갖 기행을 일삼는 마이크. 마이크의 연인인 레슬리는 처음으로 브로드웨이 무대에 진출하며 기대와 불안 사이에서 흔들린다. 리건의 매니저 역할을 하는 딸 샘은 마약중독 재활원에서 막 나왔고, 어떤 미래를 살아가야 하는지 고민한다.

좌충우돌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리건은 더욱 더 흔들린다. 리건은, 자신의 곁에 늘 존재하는 버드맨의 말을 듣는다. 다른 이에게는 보이지도, 들리지도 않는 버드맨은 그에게 언제나 충고와 질타를 한다. 한때 자신을 최고로 만들어주었던 버드맨은 지금도 또 하나의 나로 여전히 머무르고 있다. 환상인지, 현실인지 정확하게 알려주지는 않지만 리건에게는 염력의 능력이 있다. 손을 대지 않고 물건을 들어 올리거나 내동댕이칠 수 있다. 슈퍼히어로 역할을 그만둔 뒤 몰락했지만 슈퍼히어로의 능력을 가지고 있는 리건. 그런 리건이 재기를 꿈꾸고 있다. 슈퍼히어로로서가 아니라, 고등학교 연극부 때 만났던 소설가 레이먼드 카버의 작품을 각색한 연극으로.

그러니까 <버드맨>은 진정한 자기 자신을 찾고 싶어 하는 중년 남자의 이야기다. 버드맨으로 돌아가고 싶지는 않지만, 어쩌면 마음속에서는 버드맨이 자신의 유일한 자아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는 남자. 혹은 진정한 자기 자신을 위해 기꺼이 버드맨이 될 수도 있다고 믿게 된 남자. 리건 톰슨을 연기하는 마이클 키튼은, 팀 버튼이 감독한 <배트맨> 1편과 2편의 배트맨이었다. 이전까지 코미디 배우였기에 스튜디오에서 반대했지만 팀 버튼의 고집으로 키튼을 기용했고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그리고 감독이 바뀐 3편부터는 발 킬머와 조지 클루니가 배트맨을 맡았다. 이후에도 마이클 키튼은 여전히 좋은 연기들을 보여주었지만 더 이상 ‘스타’는 아니었다.

<버드맨>을 보고 있으면 자연스레 리건 톰슨이 아니라 마이클 키튼의 실제 상황이 겹쳐온다.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 감독은 의도적으로 마이클 키튼을 기용했고 버드맨이라는 제목과 설정도 만들어냈을 것이다. 그리고 슈퍼히어로 영화가 할리우드의 주류가 된 지금, 영웅 신화가 현실로 침투하며 우리들 현실의 일부가 된 상황도 은유한다. 리건의 염력은 어쩌면 우리들 마음속에 존재하는 욕망의 은유일 수도 있다. 현실에서 도망치거나 초월하고픈 욕망에서 비롯되는 환상. 그들이 공연하는 연극에서, 리건이 연기하는 중산층 남자는 아내가 바람피우는 현장에 총을 들고 난입한다. 아무 것도 되돌릴 수 없고, 지금 벌어지는 현실에서 그 남자가 개입할 수 있는 방법은 초현실주의적인 파국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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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평론가 김봉석
씨네 21에서 영화전문기자로 활약했다. 예술종합잡지인 브뤼트의 편집장을 역임했으며 현재,  웹툰 '미생'의 작가 윤태호와 함께 만화 전문 웹진인 에이코믹스를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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