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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 최대의 경제 사기극, 세대전쟁 (박종훈 저)

더연 / 문화살롱 / 2014.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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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인터뷰] 세대전쟁의 저자, KBS 박종훈 기자를 만나다

한국의 세대전쟁, 일본·이태리인가 독일·스웨덴인가 

  


- 우선 <지상 최대의 경제사기극, 세대전쟁>의 제목과 전체 내용에 대한 질문이 필요할 것 같다. <세대전쟁>의 주장이 담고 있는 바는 어쩌면 복지의 총량을 늘리자고 주장하는 사람들에게 비판을 받을 수 있다. 우리는 지금 절대적 복지의 양이 적다. 과소한 복지규모 내에서 노년층과 청년층 사이의 복지 쟁탈전으로 흐를 수 있는 프레임인 것 같다. 

= <지상 최대의 경제 사기극>을 붙인 이유가 그것이다. ‘세대전쟁’이라는 프레임을 가져오려는 사람들은 정권을 유지하고자 하는 사람들이다. 그들의 프레임에 넘어가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그들의 프레임에 넘어가면, 우리 국민 모두를 공멸의 길로 끌고 가게 된다. 이 프레임을 넘어서 어떻게 파이를 키울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 

제가 <세대전쟁> 이전에 쓴 책이 <2015년, 빚더미가 몰려온다>이다. 2015년에 몰려오는 빚더미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를 생각하다가, 그 길을 이 세대전쟁에서 찾았다. 세대전쟁을 어떻게 넘어서느냐에 따라 우리가 나눌 수 있는 경제의 파이나 복지의 파이가 완전히 달라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2011년에 <빚더미>를 쓸 때만 해도 우리 경제가 위기라는 것에 대해 반대하는 목소리가 많았다. 그런데 최근 전경련 자료를 보니, 48명 경제학자들, 대부분 친전경련인 경제학자들인데, 이들 중 누구도 우리나라 경제가 V자로 반등할 것이라고 이야기하지 못했다. L자형의 끝없는 불황으로 가거나, 넓은 U자형의 장기불황으로 보았다. 현재 우리나라 경제가 최대치에 있다는 것은 경제를 공부한 사람끼리 어느 정도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다. 아직 갈 길이 멀었는데, 한계상황에 노출된 것이다. 


- 한국 경제 어려움의 원인을 세대 간 전쟁에서 찾을 수 있다고 했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것을 왜 간과해 왔던 것일까?

= 인식자체가 안 되어 있기 때문이다. 정책관료들하고, 경제, 금융 쪽의 분들이 그렇다. 하지만 이것은 아주 작은 인식의 차이인 것 같다. 그리고 경제학을 하시는 분들의 또 다른 약점이 장기적 안목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단기적 효율성만 추구하게 되어 있다. 장기적 분석 도구도 없고 동태적 시각에서 분석하는 틀 역시 발달해 있지 않다. 제가 보기엔 이 두 가지이다. 


- 사실 한국경제 위기론은, 과장하자면 개국 이래로 항상 존재해왔던 레토릭이다. 저자가 보는 한국경제의 위기는 구체적으로 어떤 것인가?

= 책 앞부분에 보시면 알겠지만, 한 청년이 노인들을 향해서 테러를 하는 장면이 나온다. 앨버트 브룩스가 쓴 소설에 나오는 장면이다. 앨버트 브룩스는 청년들의 저항수단을 테러라고 보았는데, 제가 보기에 그것보다 더 무서운 것은 청년들이 그들의 삶을 포기하는 것이다. 자기 삶을 포기하는 것.

일본 출장에 다녀와 느낀 것이다. 일본의 맥도날드에 가면 많은 젊은 친구들이 모든 테이블에 가득 앉아 있다. 이 친구들은 일본의 ‘막구도 난민’으로 불리는 사람이다. 맥도날드로 피신해 있는 난민이라는 것이다. 술에 취한 것도 아니다. 혼자 앉아서 맥도날드에서 쉬고 있는 것이다. 아르바이트가 일찍 끝났는데, 집에 못가기 때문이다. 그리고 집에 갈 필요도 느끼지 못하고 있다.

그 가장 큰 이유는 도쿄도 23군의 집값이 너무 비싸기 때문이다. 도쿄도에 자신의 집을 장만하지 못하니까, 도쿄도에서 2시간 이상 떨어진 곳에 집을 마련하고 있다. 집값을 감당 못해서이다. 이쯤 되면 결혼을 못한다. 일본이 성문화 대국인지 알지만, 사실 1/4 정도가 40대까지 성경험 자체가 없다. 결혼을 못했기 때문이다. 일본이 어느 정도냐면, 하도 젊은층이 면허를 따지 않으니까, 자동차광고를 ‘면허를 따세요’라고 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현재 위기도 일본과 유사하다. 일본의 상황이 우리보다 15년 정도 앞서 있다고 보면 된다.  


- 그런 일본 경제위기의 원인은 무엇인가?

= 역사를 좀 따라가 볼 필요가 있다. 1989년 일본의 부동산 버블이 무너졌다. 그러니까 일본정부는 대증요법을 썼다. 이것이 진짜 무서운 것이었다. 본질적인 문제는 해결하지 않고 현상만 해결하니, 환부가 곪아터진 것이다. 92~95년까지 일본이 건설경기 부양에 쓴 돈이 우리 돈으로 따지면 670조 원 정도가 된다. 92년부터 95년까지 총 73조 엔을 건설경기부양에 썼다. 우리 돈으로 약 2년 치 예산을 쓴 것이다. 주민이 수십 명만 사는 곳에 거대한 연륙교를 놓는 수준으로 쓸데없는 짓을 했다. 건설부양을 하면 그 돈은 건설업체로만 향한다. 우리 근로자들에게 가는 것이 아니다. 그런데 그걸 투자라고 부르고 있다. 

일본의 90년대는 그렇게 지나가고 2000년대가 왔다. 지금 일본 용어로 실버민주주의의 시대가 온 것이다. 60대 이상 어른들이 정책결정에 큰 영향을 미쳐서 어쩔 수 없이 정책이 그쪽으로 가는 현상이다. 한국의 전경련과 비슷한 일본의 경단련과 친한 몇몇 학자를 만났는데, 그들 역시 실버민주주의 때문에 우리나라가 희망이 없다는 말을 하고 있다. 건설경기부양에만 신경을 쓰는 일본 정부의 대증적 경제정책과 실버민주주의 이것이 일본 위기의 원인이라고 할 수 있다. 


- 실버민주주의는 저자의 문제의식인 ‘세대전쟁’과 연관이 있는 것 같다. 자세히 설명해 달라.

= 노년층의 투표 때문에 정책의 방향이 바뀌는 것을 의미한다. 일본에는 한국의 노인장기요양보험과 비슷한 ‘게이오 보험’이 있다. ‘게이오 보험’에 일본 정부는 어마어마한 예산을 부담하고 있다. 사실 일본의 복지지출은 매우 불균형하다. 전체 복지지출 중에서 노년층을 위해 사용하는 복지지출의 양이 73%이다. 이것이 유럽은 40%정도가 된다. 이 근저에 실버민주주의가 있는 것이다. 일본 역시 우리와 같이 지방으로 내려갈수록 선거구의 인구가 적어지고 노인의 비중이 높아진다. 즉, 지방에 거주하는 노년층의 표가 과대 대표된다. 따라서 인구보다 더 많은 표로써 복지정책을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설계할 수 있다. 


- 저출산 고령화나 선거구 문제로 인한 노년층의 과대 대표 현상은 한국이나 일본뿐 아니라 대부분의 선진 국가가 겪는 문제일 것 같다. 실버민주주의로 인한 문제가 생기고 있는 다른 나라들은? 

= 남유럽이 비슷하다. 2007~2008년에 글로벌 금융위기가 오니까 대부분의 국가들이 복지정책을 삭감했다. 그렇게 모든 것을 삭감하는 상황에서 스페인에서 총리에 출마한 라호이라는 후보가 이색적인 공약을 했다. 노인연금을 2% 올리겠다는 것인데, 이것이 먹혔다. 왜냐면 노년층의 인구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런 공약을 세우면 이긴다. 실제로 라호이가 총리에 오른 후 노인연금이 1% 올랐다. 물론 다른 복지는 삭감했다.  

이태리 역시 마찬가지다. 이태리에는 우리 ‘88만원 세대’처럼 ‘1000유로 세대’라는 책이 있다. 자전적 소설이다. 정말 찌질하게 살고 있는 젊은 층의 삶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그 내용 중 더 무서운 것이 있었다. 세대 갈등이 전쟁 상황까지 간 국가들에서 나타나는 현상이었다. 

바로 사람들이 내 자식만은 지키겠다고 나서는 것이다. 소위 세습이다. 이태리가 그런 대표적인 국가이다. 택시까지 세습해서 자신의 아이에게 주는 수준이다. 이태리에서 교수는 교수의 아들만이 할 수 있다. 이태리에서 교수 자리를 얻지 못한 사람이 미국으로 넘어가 대학교수를 하면서 이태리를 비판한 책이 이태리에서 굉장히 화제가 되기도 하였다. 우리나라나 이태리처럼 가족을 아끼는 나라가 어떻게 될 것인가? 다음 세대 전부가 무너지니까 자기 자식만 지키려고 하는 현상이 더욱 커질 것이다. 

이태리가 이렇게 망가진 이유를 파악해보니, 베를루스코니가 있었다. 베를루스코니는 외판원 등 힘들게 살다가 총리가 된 인물이다. 그가 총리가 처음 된 후에 연금을 손대려고 하였다가 7개월 만에 실각하고 말았다. 그때 깨달았던 것이 있다. ‘연금과 재산세는 절대 건들지 말자’ 두 가지는 노년세대에 경제적 타격을 입히는 것이다. 이것을 깨달았기 때문에, 그렇게 많은 부패에 연루되어도 절대 권력에서 쉽게 물러나지 않고 최장수 총리가 될 수 있었던 것이다. 그에 대한 반작용으로 최근 그릴로라는 사람이 나타나 청년층에게 엄청난 복지혜택을 주겠다고 나서니 의석에 1/4를 얻기도 하였다. 그 결과가 0~1% 대의 이태리 경제성장률이다. 무슨 차이냐면, 복지의 불균형이다. 일본이 전체복지의 70%가 노인층인데, 이태리는 60%이다. 북유럽은 40%대이고. 이것이 균형을 갖춰야지 살아남는 것이다. 


- 일본과 남유럽의 실버민주주의 상황을 한국과 비교하면 어떨까? 다시 말해, 한국의 현재 상황은 어떠한가?

= 이태리와 일본을 우리나라와 비교하여 보면, 좋은 점과 나쁜 점이 한 개씩 있다. 우리나라는 이태리나 일본이라는 세대전쟁으로 무너진 나라를 본 적이 있다는 것이다. 일본이나 이태리는 속수무책이었지만, 우리는 그 교훈을 얻어 분석할 수 있으니까 좋다.

하지만 나쁜 점도 분명 있다. 일본이나 이태리의 노인세대는 부유했다. 굉장히 잘 살았다. 하지만 우리의 베이비부머 세대는 가난하다. 더군다나 전 재산을 부동산에 ‘몰빵’ 해놓은 상황이다. 50대 이상을 놓고, 총자산에서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중을 보니까 90%였다. 지니계수만 봐도 그렇다. 우리나라 지니계수 산정 방식에 문제가 많긴 하지만, 그 지수로 봐서도 65세 이상 노인들만 놓고 보면 OECD 국가에서 제일 높다. 노인 분들이 젊었을 때, 복지제도가 하나도 없었다. 그런 상태에서 노년층이 되니까 빈부격차가 생긴 것이다. 노년층은 엄청 큰 상태에서 우리나라 자산을 다 가지고 있다. 부동산의 형태로. 실제적으로 현금이 없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50대가 은퇴를 해버리면 진짜 우리나라에 치명적인 세대전쟁이 일어날 수 있다. 먹고살게 없는 50대가, 60, 70이 되었을 때 먹고 살라고 하면, 어디에선가 돈을 끌어 와야 한다. 어디겠는가? 실버민주주의가 될 것이다. 

제가 걱정하는 것이 이 치명적인 세대전쟁을 막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앞으로 정말 걱정되는 것은 부동산이다. 한국은 지금 부동산을 계속 끌어올리는 정책만을 사용한다. 그 정책을 쓰면서 청년을 위한 주거 대책 하나 없는 사례는 찾기 어렵다. 부동산 끌어올리려면 당연히 돈이 들어간다. 인구가 줄어 부동산 가격이 오르지 않는 것은 당연한 것인데, 이 당연한 것을 역행하려고 하니까 안 되는 것이다. 


- 그렇다면 한국의 세대 간 복지 불균형문제는 어떠한가? 

= 우선 청년들의 소득이 늘어나지 않는다는 것이 중요하다. 최근 들어 2030의 소득증가율이 60대의 소득증가율의 절반이다. 2012년부터 시작되었는데, 그 시기가 ‘시간제·계약직 일자리’를 강조할 때이다. 

아울러 복지정책, 특히 국민연금이 설계가 굉장히 잘못되어 있다. 현행 국민연금은 나이 대에 따라 수익률이 완전히 다르다. 80대가 연금에 가입하면 한해 수익이 30%가 나온다. 워렌 버핏의 평생수익률이 24%였다. 80대의 국민연금가입자는 버핏보다 수익률이 높은 것이다. 기금은 한정되어 있는데, 젊은 층에서 받아서 소득을 이전하는 것이다. 당장 2040년만 되도 청년층은 자기소득의 23%는 내야할 것이다. 

또 하나는 건강보험이다. 수급자를 65세 이상과 이하로 나누면, 65세 이상에게 건강보험에서 지출하는 돈이 65세 이하 보다 4배 많다. 고령화인구가 늘어난다면 어떠할까? 아마 건강보험료로 소득의 15%를 내야할 수 있다. 그렇다면 연금이랑 의료보험에 지출할 돈이 자기소득의 40%가 되는 것이다. 여기에 세금이 포함된 것이 아니다. 세금으로 또 25%내야 한다. 2050년에 청년은 지옥 같은 삶일 것이다. 

현행 복지부 예산만 놓고 보면, 65세 이상 고령층을 위한 복지지출은 1인당 80만원이 넘는다. 그런데 6~19세인 어린 세대를 위한 지출은 1인당 2만원이다. 40배의 차이를 보이고 있다. 어린세대는 사실상 복지정책이 없는 것과 다름없다. 이런 세대전쟁의 국면이 대한민국을 어렵게 하는 것이다. 

세대전쟁이 일어나는 나라의 공통점은 성장률이 0%대라는 것이다. 결코 1%를 넘기지 못한다. 어느 나라든 은퇴한 기성세대가 먹고사는 것은 결국 주식, 예금, 임대 같은 것인데, 성장률이 정체하면 수익률이 다 떨어진다. 수익률이 떨어진다는 것은 결국 2030의 소득이 준다는 것을 의미한다. 2030이 활발하게 경제활동을 하면서 이윤율이 올라야 수익률이 오르는 것이기 때문이다. 


- 주식, 예금, 임대 같은 수익을 기반으로 하는 노후보장대책이 아니라 국가에서 운영하는 국민연금과 같은 공적 노후보장 시스템이 있지 않나?

= 잘 아시겠지만, 지금 국민연금은 곧 고갈되거나, 청년층을 착취하는 구조가 될 것이다. 하지만 한해에 100만 명씩 태어난 사람들(베이비부머)에게 기여율을 높이면 향후 청년층한테 부담을 안줘도 된다. 취재차 연금공단하고 계산해보니 현재 계층에게 기여율 14%만 하면 될 것 같다. 그렇지 않으면 다음 세대 사람들에게는 30%씩 걷어야할지 모른다. 연금공단을 고발한 것이지만 좋아하더라. 하도 심각하기 때문이다. 

지금 현재 정부예측은 2050년에 고갈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저는 40년대 후반으로 본다. 정부 쪽에서는 김용하 교수님께서 국민연금을 추계 중이다. 그것을 발표하는 날 취재차 참석하여 한참동안 김용하 교수님을 비판했다. 하지만 그 2060년 추계는 본인도 쑥스러워 할 만큼 과장된 추계인 것이 사실이다. 


- 한국의 수익률이 낮아지고, 경제의 활력이 떨어지는 것은 근본적으로 청년들이 가질만한 좋은 일자리가 부족하기 때문이라는 비판도 존재한다. 

= 그렇다. 이는 한국 노동시장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흔히들 한국의 청년층이 3D업종을 꺼린다고 이야기한다. 한국 청년들이 3D업종을 꺼리면 임금이 올라야하는데, 왜 임금은 오르지 않나? 외국인 산업연수생을 데리고 왔기 때문이다. 90년대 후반 노동시장 내에 외국인 노동자가 저임금 저숙련으로 들어오니까, 청년들이 이들하고 경합을 하고 있다. 저임금 저숙련의 업종이다. 

책에서도 언급하였는데, 호주의 광부 이야기가 시사점이 많다. 호주의 젊은 층은 광부가 되기 위해 엄청나게 노력한다. 평균연봉이 1억 2천만 원이기 때문이다. 호주 정부차원에서 자국의 노동자들을 보호하니까 그 정도 평균연봉이 된 것이다. 그 정도 임금이 되면 3D 업종을 꺼릴 이유가 없어진다. 우리 노동시장을 왜곡한 상태에서 청년을 욕하면 그것은 잘못된 것이다. 


- 독일의 노동시장 역시 우리가 벤치마킹할 중요한 사례라고 생각하는데,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 독일의 노동시장 시스템을 소위 듀얼 시스템(Dual System)이라고 한다. 독일에서는 15세가 되면 직업학교와 일반학교를 선택하게 된다. 직업학교로 가면 일주일에 3번은 학교수업을 듣고, 2번은 작업장으로 간다. 3년 동안 그렇게 한다. 그런데 그 3년간 독일의 회사에서 약 130만원의 임금을 학생에게 지급한다. 이에 대해 독일의 기업가들에게 낭비가 아니냐고 물으니, “하나하나 소중한 독일의 인재들이고, 이들에 대한 투자가 나중에 되돌아 올 것‘이라고 답했다. 그리고 그 학생은 65세 정년까지 같은 일을 하게 된다. 

한 50년 정도 같은 일을 하게 되면 공정혁신이라는 것이 발생한다. 구글(Google)을 만들 수 있는 혁신은 일어나지 않지만, 생산성을 확대할 수 있는 혁신이 발생하는 것이다. 이 혁신을 위한 창의력은 20년 정도는 해야 생기게 되는 것이다. 또한 선배 근로자와 함께 일하면서 배우는 소위 ‘테싯 날리지(tacit knowledge)’를 습득하게 된다. 마이스터로 가게 되는 과정이다. 이것이 독일 노동시장의 비밀이다. 생산성이 높아져 더 많은 임금을 줘도 되고, 기술도 발전하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한국은 그렇지 못하다. 한국에서 독일과 같은 산업군을 보통 뿌리산업이라고 하는데, 이 기업들에 대한 취재를 가보면 너무 힘든 게 보인다. 그런데 그 근로자들에게 얼마나 월급을 줄까? 100만 원대를 줄 것이다. 그런데 누가 갈 수 있겠는가? 그리고서는 젊은 친구들이 안 온다고 난리치면 그것은 문제다. 현재 임금 100만 원대로는 결혼과 출산은 불가능하다. 우리기업의 경쟁력을 로우테크놀로지(low-technology)를 타도록 만든 것이다. 


- 그렇다면 해결책은 있는가? 

= 청년층에 대한 투자가 해결책이라고 본다. 그래서 제가 보기에 가장 큰 문제는 우리가 청년을 자원으로 보는 시각이 적다는 것이다. 21세기에 석유보다 중요한 자원이 청년이라고 생각한다. 석유는 대체가 가능하다. 하지만 청년은 불가능하다. 

미국의 청년정책을 벤치마킹하면 안 되지만, 미국의 사례가 참고는 된다. 미국 같은 경우는 미국 내에 체류하고 있는 수많은 불법이민자를 합법화 시키면 된다. 레이건 정부 시절 이미 300만 명의 불법이민자를 합법화시킨 적이 있다. 오로지 미국경제를 위해서다. 오바마 정부에서 나오는 이야기 역시 경제와 관련된 불법이민자 합법화이다. 그 정책의 가장 큰 수혜자는 페이스북(Facebook)이나 애플(Apple) 같은 곳이다. 인도 등에서 온 불법이민자의 하이테크 기술을 가져오기 때문이다.

이런 식으로 인도와 미국이 인재경쟁을 하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어떻게 하느냐? K-Move 정책이라고 하여, 우리 세금을 들여 우리 청년들에게 외국기업에 취직하도록 장려한다. 외국에서 배워와 한국에서 다시 쓸 것이라고 포장하지만, 거기서 좋은 직장을 얻는다면 한국으로 돌아올 일이 없지 않나? 우리는 지금 여기서(우리나라에서) 해결할 방법을 찾아야한다. 우리가 갖고 있는 기반이 세계최고 기반이다.  


- 청년에 대한 투자는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인가? 

= 예를 들어 설명하겠다. 한강을 건너는 다리가 10개가 있는데, 하나를 더 만들면 한계효율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사회간접자본이 많은 우리나라 같은 경우에는 SOC 투자를 해도, 한계효율이 떨어진다. 그런데 성숙된 나라에서 사회간접투자가 떨어지는 반면, 인구가 줄어들고 사람이 부족하니까, 사람에 대한 투자가 가장 효과적이다. 그런 의미에서 아동투자, 청년투자라고 불러야한다. 여기에서 ‘복지’를 빼도 좋다. 성숙된 경제에서 사람에게 투자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주목해서 봐야 할 국가가 스웨덴이다. 89년 전 세계적으로 부동산 버블이 꺼질 때, 스웨덴 역시 부동산 경기가 죽었다. 하지만 스웨덴은 일본과 같이 부동산에 대한 국가적 투자를 감행하지 않았다. 그렇다면 복지는 줄였는가? 그렇다. 복지는 줄였다. 바로 ‘연금’에서 줄였다. 연금개혁을 통해 자기가 낸 금액만 다시 받아가는 체제로 바꾸었다. 하지만 하나도 안 줄인 부분이 있다. 바로 아동에 대한 투자이다. 오히려 그 위기에 무상보육체제를 확립하였다. 1991년이다. 장기적 지속가능성을 위해서다. 

노벨상을 받은 군나르 뮈르달(Gunnar Myrdal)이란 스웨덴 경제학자는 1934년에 스웨덴 인구가 줄 것이라고 예측했다. 집값이 올라서 청년이 결혼하지 못하고 아이를 못 낳는다고 예측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동복지, 청년복지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그런 이론적․철학적 배경 속에서 대증요법을 쓴 일본과 같은 국가들과 차이가 난 것이다. 


- 각 국가에서 일어난 세대전쟁 이후 연금을 줄이는 것과 같은 개혁을 실행한 주체는 누구였는가? 기성세대에서 공감대가 확산하여 일어난 것인가, 혹은 젊은 세대들이 주체가 된 것인가?

= 사실 독일 같은 경우 대학등록금이 하나도 없던 나라다. 2차 대전 끝나고 등록금을 없앴다. 하지만 우파정권이 들어서니까 대학등록금 없는 것이 말이 되느냐고 하면서, 65만 원 정도 받으려고 했다. 그러자 대학생들의 반발이 심했다. 그러니까 정부에서는 대학생들에게 걷는 것이 아니라, 그 다음 고등학생들에게 받는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고등학생들이 거리로 나왔다. 그리고 대학생들도 거기에 동참했다. 그 힘으로 기성세대와 끝없는 토론을 했고, 백지화될 수 있었다. 이는 핀란드도 마찬가지였다. 결국 기성세대가 먼저 움직이기는 힘들 것이다. 청년층이 먼저 일어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 세대전쟁에서 공평과세 문제를 제기했다. 현 시점에서 한국은 어떤 방향으로 조세개편을 해야 한다고 보는가? 

= 한국은 자산에 대한 과세가 굉장히 낮다. 특히 자본이득세가 굉장히 낮다. 적정한 자본 이득세는 충분히 가능하다가 본다. 예를 들어, 주식하는 사람들 반발하겠지만, 미국에도 있는 주식양도소득세를 높이는 방향은 좋을 것이다. 그리고 프랑스 같이 부유세로 갈 수도 있다. 이는 자산에 대한 과세다. 자산총액에 부과하는 것이다. 매년 2%정도씩 걷는다. 보험, 자동차, 미술작품, 다 자산총액에 들어간다. 

프랑스의 우파 경제학자를 인터뷰한 적이 있는데, 그 연구자가 이런 말을 했다. 현재 프랑스의 예금 금리가 2% 수준인데, 이 예금 금리를 통해 버는 돈은 본인의 노력을 통해 번 것이 아니니, 이 돈을 좀 더 생산적인 곳에 쓸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2% 이상 돈을 더 벌고 싶으면 자기 노력으로 벌라는 것이다. 이 철학은 자산에 과세하는 것이다. 사실 노년 계층은 청년 계층보다 훨씬 부자다. 노인 세대에서 부의 이전을 위해서 자산에 과세를 하는 것이다. 하지만 실버민주주의가 발달한 나라에서는 도입하기 힘들 것이다.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제 생각에 아직 우리나라에 희망이 있고, 여력이 있다. 미래세대를 위해 투자하는 것은 기성세대를 위한 투자와 같다. 제가 항상 강조하는 것은 희망을 말해야 하는 것이다. 기성세대의 삶을 지켜줄 것이란 공감대를 형성시켜줄 제도를 빨리 정비해두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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