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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봉석의 영화 읽기 <파이트 클럽>

더연 / 문화살롱 / 2016.10.17

 

김봉석의 영화 읽기

<파이트 클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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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트 클럽


개요 액션, 드라마|미국|139분|2016.10.26 재개봉

감독 데이빗 핀처

출연 브래드 피트(테일러 더든), 에드워드 노튼(나래이터) 

       헬레나 본햄 카터(말라 싱어), ...더보기

내용

비싼 가구들로 집 안을 채우지만 삶에 강한 공허함을 느끼는 자동차 리콜 심사관 ‘잭’. 거부할 수 없는 매력의 거친 남자 ‘테일러 더든’과의 우연한 만남으로 본능이 이끄는 대로 삶을 살기로 결심한다…


원문출처: 네이버영화

 


예전에 봤던 영화들을 다시 보고 싶을 때가 있다. 비디오, DVD가 없을 때는 재개봉을 하지 않는 한 방법이 없었다. 이제는 좋아하는 영화들을 언제나 볼 수 있다. 소장할 수도 있다. 하지만 시간이 또 흐르면서 소장하는 것도 의미가 변했다. 아주 많이 좋아하는, 인생의 영화라 할 만한 것들은 블루레이로 소장하고 싶다. 그 외는 가끔 보고 싶을 때마다 어딘가에서 다운로드를 받는다. 합법적인 경로도 있고, 그렇게 볼 수 없는 영화들은 토렌트를 이용한다.


가끔은 영화만이 아니라 영화를 보던 순간이 그리울 때가 있다. 어두컴컴한 극장에서, 거대한 스크린을 바라보면서 빠져들던 그 느낌이 떠오를 때가 있다. 이 영화를 다시 극장에서 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보통은 시네마테크가 그런 기능을 한다. 예술영화 편향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좋은 영화들을 스크린으로 다시 볼 수 있어서 좋다. 어떤 극장에서는 예전 필름을 다시 상영하기도 했다. 허리우드극장처럼 노인들이 많이 가는 극장에서는 예전 영화들을 약간 낮은 가격으로 상영했다. 엄청난 걸작은 아니어도 그 시절 유행했던, 추억을 되살리는 영화들을 다시 만나는 경험은 즐겁다.


최근에는 과거의 영화를 다시 개봉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새롭게 디지털 리마스터링을 한 영화를 가지고 와서 개봉하고 IPTV에 상영하는 것이다. 최신 개봉작으로 인정되어 가격도 높아지고, 과거의 추억을 되살리려는 관객들이 찾는 경우도 많다. 작년에 10주년 기념으로 재개봉한 미셸 공드리 감독, 짐 캐리 케이트 윈슬렛 주연의 <이터널 선샤인>은 무려 30만 관객이 들었다. 알폰소 쿠아론의 <칠드런 오브 멘>은 과거에 개봉을 하지 못했지만 얼마 전 뒤늦게 극장에 걸리게 되었다. 영화를 보는 최상의 경험은 스크린이라는 것을 생각하면 환영할 일이다.


10월 26일에 재개봉하는 데이빗 핀처의 <세븐>과 <파이트 클럽>을 다시 극장에서 보는 것도 정말 기대된다. 마돈나 등의 뮤직 비디오를 만들었던 데이빗 핀처의 데뷔작은 <에이리언3>다. 인상적인 몇몇 장면을 제외한다면 실패작이었다. 그러나 <세븐>은 그의 운명을 바꿔 놓았다. <세븐>은 기대작이 아니었다. 앤드류 케빈 워커가 쓴 <세븐>의 시나리오는 할리우드에서 소문이 자자한 걸작이었다. 그러나 모든 이들이 영화 제작은 포기했다. 너무나 암울하고 잔인한 이야기일 뿐 아니라 결말도 비극이었기 때문이다. 저예산 영화라면 모를까, 일반적인 상업영화로는 만들려는 제작자가 없었다.


<플래툰>, <도망자> 등을 제작했던 아놀드 코펠슨은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하면서도 제작을 시도했다. 대신 감독과 배우 모두 신인급을 원했다. 브래드 피트가 어느 정도 지명도가 있었을 뿐 감독 데이빗 핀처를 비롯하여 기네스 펠트로우, 모건 프리먼, 케빈 스페이시는 당시에는 스타가 아니었다. <세븐> 이후에는 모두가 최고의 자리에 올랐다. <세븐>은 모두의 예상을 깨고 1억 달러 이상의 수익을 올리며 대성공을 거두었다. 걸작인 <세븐>은 해피엔딩이 아닌 영화를 꺼려하던 할리우드의 편견을 깬 영화로 기억된다.


<세븐>이 데이빗 핀처의 연출력을 인정하게 한 영화라면 <파이트 클럽>은 그가 거장이 될 것임을 입증한 영화였다. 척 팔라닉의 소설을 각색한 <파이트 클럽>은 지루한 일상을 벗어나 모험에 뛰어들고 싶었던 소심한 남자의 이야기다. 파이트 클럽을 만들어 거리에서 격투를 벌이고, 마침내 완고한 세상에 테러를 감행하는 무모하면서도 격정에 찬 남자 타일러를 만나 벌이는 모험. 데이빗 핀처는 남자들의 기이한 관계를 현실과 환상을 마구 넘나들며 자유자재로 묘사한다. <파이트 클럽>은 에너지가 들끓고 기이한 흥분과 유머로 가득한 영화다. 암울한 이야기이지만 짜릿한 흥분과 열정으로 가득 찬 영화. 세기말인 1999년에 나와 더욱 더 흥미롭고 공감할 수밖에 없었던 영화다. 그 영화를 17년 만에 스크린으로 다시 볼 수 있다는 것이 너무나 기대된다. 신작을 보는 것도 좋지만, 가끔은 추억을 되살리며 과거의 기분에 빠져드는 것도 좋다. <세븐>, <파이트 클럽> 같은 걸작과 함께라면 더더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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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평론가 김봉석

씨네 21에서 영화전문기자로 활약했다.

예술종합잡지인 브뤼트와 만화 전문 웹진 에이코믹스의 편집장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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