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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봉석의 영화 읽기 <맨 인 더 다크>

더연 / 문화살롱 / 2016.09.26

 

김봉석의 영화 읽기

<맨 인 더 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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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 인 더 다크


개요 공포, 스릴러|미국|88분|2016.10.05 개봉

감독 페데 알바레즈

출연 제인 레비(록키), 딜런 미네트(알렉스), ...더보기

내용

10대 빈집털이범 록키, 알렉스, 머니는 밑바닥 삶을 청산하기 위해 눈 먼 노인을 겨냥한 마지막 한 탕을 준비한다. 노인이 잠 든 사이 거액의 현금을 쟁취하려던 순간 마침내 그가 깨어나게 되고, 이들의 치밀한 계획은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암전 속에서 모두 역전되기 시작하는데…


원문출처: 네이버영화

 


왜 영화를 보러 영화관에 가는 것일까? 요즘은 집에서도 블루레이, 빔 프로젝터, 사운드 시스템을 갖춰놓으면 화질과 음향을 극장 못지않게 즐길 수 있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기꺼이 집을 나서 극장을 간다. 여러 이유가 있다. 요즘은 영화 한 편 보고 마는 것이 아니라, 영화관이 있는 쇼핑몰에서 식사도 하고 쇼핑도 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테마파크에 가서 노는 것처럼 영화는 그 중 하나인 경우가 많다. 그런 영화 관람을 원하는 관객들은 주로 가족이나 연인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영화를 원한다. 누구나 볼 수 있고, 볼거리가 많은 영화.


1980년대 스티븐 스필버그와 조지 루카스가 주도하는 블록버스터 시대로 진입하면서 영화의 스펙터클은 더욱 중요해졌다. 이전까지는 엄청난 세트와 인원을 동원하는 물량공세로 <벤허> 같은 영화를 만들었다면 지금은 블루 스크린 위에서 <그래비티> 같은 영화를 만들어낸다. 그야말로 특수효과의 힘이다. 하지만 영화의 규모가 커지고, 온갖 특수효과를 넣는 것만으로 영화가 재미있어지는 것은 아니다. 영상은 화려하지만 지루하고 하품이 나오는 영화들도 수없이 많다. 현란한 액션이나 볼거리도 이야기에 따라 잘 배치되어야 한다. 어떤 아이디어로, 어떻게 이야기를 풀어나가는지가 제일 중요하다. 우주에서 조난당한 우주 비행사의 모험을 그린 <그래비티>가 그랬듯이.


<맨 인 더 다크>도 아이디어가 빛나는 영화다. 빈집털이범인 록키, 알렉스, 머니는 한 노인의 집을 노리고 있다. 하나뿐인 딸이 교통사고로 죽은 후 받은 보상금이 집안에 있다는 것이다. 노인은 전쟁에 나갔다가 시력을 잃은 상이군인이다. 그들은 마지막 한탕이라고 생각하며 노인의 집으로 들어간다. 하지만 노인이 깨어나면서 그들은 지옥에 빠진 것을 알게 된다. 나가는 문은 모두 잠겼고, 불까지 꺼지면 오히려 노인이 그들보다 우월한 입장에 서게 된다.


<맨 인 더 다크>는 간단한 이야기다. 눈 먼 노인의 집에 도둑이 들어갔다가 잡힐 위기에 놓인다. 여기에서 이야기를 발전시킨다. 노인의 집은 어떻게 되어 있을까? 강박이 있어 누군가 들어올 수 있는 입구나 창 등을 모두 막아 두었다. 지하에는 무엇이 있을까? 뭔가 비밀이 있지 않을까? 눈 먼 노인이 젊은 청년들을 쫓고 쫓기는 장면은 어떻게 하면 긴장감이 있을까 등을 짜내야 한다.


캐릭터도 특색이 있고, 공감이나 분노를 끌어내야 한다. 록키는 혼자 가정을 돌본다. 엄마가 있지만 술과 마약에 취해 일도 안 하고, 오히려 록키에게 돈을 벌어오라고 한다. 록키는 동생을 데리고 도망치려 한다. 그러려면 목돈이 필요하다. 관객은 록키에게 공감한다. 범죄이기는 하지만 그럴 수밖에 없는 이유에 동의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쌍한 눈 먼 노인의 돈을 훔치는 것이라면 망설여진다. 그 역시 약자이니까. 하지만 반전이 있다. 불쌍한 노인이라고만 생각했던 그가 뒤틀린 망상으로 가득한 사이코라면 어떨까. 끔찍한 사실이 밝혀진다면 관객은 확실하게 록키를 응원하게 된다.


<맨 인 더 다크>는 노인의 집에 들어간 세 명이 빠져나오려는 이야기다. 그것만으로 1시간 반을 끌어간다. 한정된 인물이 폐쇄된 공간에서 계속 부딪치며 긴장을 끌어낸다. 좁은 공간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면서 관객의 가슴을 조마조마하게 한다. 여백이 거의 없이 마구 질주하다보면 끝에 도달하고 겨우 한숨을 쉬게 된다. <맨 인 더 다크>는 아이디어가 출중한 영화이고, 기발한 아이디어를 살아 움직이도록 공간과 액션 설계를 최상급으로 뽑아낸 영화다. 싸게 만들 수 있지만, 아무나 만들 수 없는 영화.


우루과이 출신의 페데 알라레즈 감독은 유튜브에 단편영화를 올렸다가, <스파이더맨>의 감독인 샘 레이미에게 발탁되었다. 샘 레이미의 데뷔작이었던 <이블 데드>를 2013년에 리메이크하여 연출력을 인정받았고, <맨 인 더 다크>로 찬사를 받고 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아이디어다. 그리고 아이디어를 현실화시킬 수 있는 능력, 연출력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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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평론가 김봉석

씨네 21에서 영화전문기자로 활약했다.

예술종합잡지인 브뤼트와 만화 전문 웹진 에이코믹스의 편집장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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