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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봉석의 영화 읽기 <머니 몬스터>

더연 / 문화살롱 / 2016.09.05

 

김봉석의 영화 읽기

<머니 몬스터>

 

머니 몬스터.jpg

 

머니 몬스터


개요 스릴러, 범죄, 드라마|미국|98분|2016.08.31 개봉

감독 조디 포스터

출연 조니 클루니(리 게이츠), 줄리아 로버츠(페티 펜), ...더보기

내용

세계 금융 시장을 좌지우지하는 최고의 경제 쇼 ‘머니 몬스터’. 

생방송 스튜디오에 On Air 불이 켜진 그 순간, 총성과 함께 괴한이 난입해 진행자 ‘리 게이츠’(조니 클루니)를 인질로 잡는다...


원문출처: 네이버영화

 


<오션스 일레븐> <인 디 에어> <시리아나>의 조지 클루니와 <귀여운 여인> <노팅 힐> <에린 브로코비치>의 줄리아 로버츠가 출연하고 <양들의 침묵>과 <콘택트>의 조디 포스터가 4번째로 연출한 영화 <머니 몬스터>. 감독과 배우의 이름만으로도 믿고 선택하게 되는 영화다.


어느 회사의 주식을 살 것인지, 어디에 투자할 것인지 알려주는 경제 쇼 ‘머니 몬스터’의 진행자 리 게이츠. 여느 날처럼 춤을 추며 스튜디오에 들어와 자신 있게 투자 종목에 대해 알려주는 리 게이츠의 앞에 낯선 남자가 나타난다. 총을 꺼내 들고 협박하는 카일 버드웰은 게이츠에게 폭탄 조끼를 입힌다. 그리고 함께 생방송을 진행한다. 전 재산인 6만 달러를 휴지조각으로 만들어버린 IBIS의 진실을 밝히라는 것이다.


IBIS는 초단타매매로 급성장한 기업이다. 직접 개발한 알고리즘을 통한 주식투자 프로그램이 엄청나게 짧은 시간에 주식을 사고파는 일을 거듭하여 막대한 수익을 올렸다. 상장이 된 후에도 성장 일로였다. 그런데 일주일 전, 문제가 생긴다. 알 수 없는 프로그램 오류 때문에 무려 8억 달러의 손실을 본 것이다. 당연히 주가가 폭락한다. 카일도 그 사고의 희생자였다.


<머니 몬스터>는 카일 버드웰이 스튜디오에 난입하여 인질극을 벌이고, 사건의 진상이 드러나는 이야기다. 구조는 단순하다. 돈 놓고 돈 먹기를 하는 월가의 술책에 넘어가 큰 피해를 본 카일은 무고한 희생자다. 자신의 판단으로 투자를 했기에 완전히 면책될 수는 없지만 기업의 속임수에 넘어간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단지 프로그램의 오류가 아니라 음모가 존재해야 한다. 카일은 IBIS의 해명과 사과를 원한다. 게이츠도 진실을 알고 싶다. 하지만 IBIS의 회장인 월트 캠비는 연락이 되지 않고, 홍보 이사인 다이앤 레스터는 제한된 정보밖에 알지 못한다. 다이앤은 앵무새처럼 ‘프로그램 오류였다’라는 말을 반복하다가 스스로도 믿을 수 없게 된다. 그들이 함께 직접 진실을 찾아 나선다.


<머니 몬스터>는 착한 사람들의 이야기다. 월터 캠비를 비롯한 사악한 월가의 인간들 소수를 제외한다면 대부분은 정의를 믿고, 인정을 추구하는 이들이다. 게이츠는 쉽게 카일에게 빠져든다. 머니 몬스터의 피디인 패디 역시 진실을 밝혀내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한다. 다이앤 역시 애인이기도 한 월터가 부정을 저질렀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에는 진실을 추구한다. 그들 모두가 착한 사람이고, 생방송되는 카일의 인질극을 보는 보통 사람들 역시 그렇다. 엄청난 돈을 굴리면서 엄청난 연봉을 받고, 엄청난 손해를 보고도 엄청난 공적 자금으로 회사를 유지하게 된 월가를 보는 그들의 시선은 담담하다. 그들이 뭔가 잘못했다는 것은 알지만, 구체적으로는 모른다. 카일과 똑같다. 심증은 분명한데 뭐라고 딱 집어 말할 수 없다. 그래서 카일은 인질극이라는 극한의 수단을 동원한다.


조디 포스터, 조지 클루니, 줄리아 로버츠는 유명한 민주당 지지자다. 그들이 한데 뭉쳐 월가의 부도덕성을 비판하는 영화를 만들었다. 아이러니하게도 월가의 수호자는 공화당보다도 민주당이다. 월가는 전통적으로 민주당을 지지했고, 오바마와 클린턴의 측근에는 월가의 이익을 수호하는 이들이 많다. 오바마에 이어 힐러리가 대통령이 된다 한들, 12년간 민주당이 정권을 장악하는 동안 과연 월가는 만인의 정의를 실현할 수 있을까? 아마도 불가능할 것이다.


<머니 몬스터>를 보며 통쾌함을 느끼면서도 한편으로 씁쓸한 이유는 그것이다. 영화에서는 진실이 밝혀지고 월터가 심판을 받겠지만, 현실에서는 거의 이루어지지 않는다. 인질극이 막을 내리고, 생방송을 지켜보던 보통 사람들은 다시 일상으로 돌아간다. 한 마디 말도 없이 자리에서 일어나 집으로 돌아가고, 하던 일들을 계속한다. 그럴 수밖에 없다. 결코 현실은 한 번의 액션으로 바뀌는 것이 아니니까. <머니 몬스터>는 두고두고 생각이 난다. 사기꾼들이 군림하는 세상에서 보통 사람들이 대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생각하게 한다. 뭔가를 하기는 해야 한다. <머니 몬스터>는 그런 생각을 하게 하는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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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평론가 김봉석

씨네 21에서 영화전문기자로 활약했다.

예술종합잡지인 브뤼트와 만화 전문 웹진 에이코믹스의 편집장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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