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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봉석의 영화 읽기 <수어사이드 스쿼드>

더연 / 문화살롱 / 2016.08.16

 

김봉석의 영화 읽기

<수어사이드 스쿼드>

 

수어사이드 스쿼드.jpg

 

수어사이드 스쿼드


개요 액션|미국|122분|2016.08.03 개봉

감독 데이비드 에이어

출연 윌 스미스(플로이드 로턴 / 데드샷), 자레드 레토(조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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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히어로들이 할 수 없는 특수 미션을 수행하기 위해 슈퍼 악당들로 조직된 특공대의 활약을 그린 액션 블록버스터


원문출처: 네이버영화

 


배트맨과 슈퍼맨, 아이언맨과 스파이더맨 등 슈퍼히어로 영화가 대세가 된 21세기이지만 악당들의 이름까지 외우기는 쉽지 않다. 배트맨의 숙적인 조커 정도가 유명할까? 스파이더맨의 그린 고블린, 슈퍼맨의 조드 장군, 토르의 로키 등은 그나마 기억나지만 한 편으로 끝나버린 악당들은 잘 기억나지 않는다. 아이언맨의 상대 이름은 누구였던가.


슈퍼히어로 영화에서 주인공은 당연히 위대한 영웅들이다. 하지만 빌런이라고 부르는 악당들이 없다면, 아니 악당들의 존재감이 약하다면 슈퍼히어로의 후광도 사라진다. 배트맨에게 조커와 캣우먼이 없었다면, 스파이더맨에게 그린 고블린과 닥터 옥토퍼스가 없었다면 혹은 엑스맨의 자비에 박사에게 매그니토가 없었다면 슈퍼히어로의 매력도 한층 떨어졌을 것이다. 스포츠가 그렇듯이 호적수가 만났을 때 최고의 시합이 열리는 것이니까.


<수어사이드 스쿼드>는 아예 악당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운다. 정부에서는 감옥에 있는 범죄자들로 특수임무를 맡는 팀을 꾸린다. 어떤 점에서 본다면 당연한 귀결이다. 마블의 어벤져스와 DC의 저스티스 리그는 정부에서 통제하지 못한다. 마블의 <캡틴 아메리카:시빌 워>에서 쟁점이 되는 것은 슈퍼히어로를 정부에서 관리하고 통제하는 법이다. 캡틴 아메리카가 반대하는 이유는 원치 않는 곳에 투입될 수 있고, 개인의 자유가 침해되기 때문이다. 슈퍼히어로 간에도 내분이 생길 수밖에 없다.


하지만 슈퍼히어로에 비해 감옥에 있는 악당들은 선택의 여지가 없다. 목에는 나노 폭탄이 투입되어 도망치면 죽는다. 임무에 성공하면 감형을 해 준다. 정부 입장에서는 통제하기가 쉽고, 어떤 위험한 상황에서라도 투입 가능하다. 그들이 죽어도 상관이 없다. 감옥에 잡힌 악당들은 많이 있으니까. 그리고 비밀 엄수도 가능하다. 현실에서도 이런 일은 가끔 벌어진다. 용병을 이용한다거나, 손을 더럽히는 일에 투입되는 팀을 따로 만든다거나 하는.


정보국 국장인 아만다 윌러는 악당들로 팀을 짤 계획을 세운다. 조커의 연인인 할리 퀸, 무엇이든 백발백중인 암살자 데드샷, 하수구에 사는 돌연변이 킬러 크룩, 불을 자유자재로 다룰 수 있는 엘 디아블로, 캡틴 부메랑과 슬립낫 등. 사악한 마녀 인챈트리스에게 빙의된 존 문 박사와 그녀를 사랑하는 릭 플래그 대령, 플래그의 경호원인 카타나도 한 팀이다. 하지만 인류 이전부터 존재했던 인챈트리스가 배신을 하고 세상을 멸망시킬 무기를 만들게 된다. 플래그 대령은 할리퀸과 데드샷 등 ‘수어사이드 스쿼드’를 이끌고 인챈트리스를 막으러 간다.


<수어사이드 스쿼드>는 DC의 슈퍼히어로 영화다. 마블에는 아이언맨과 스파이더맨, 어벤져스 등이 있고, DC에는 슈퍼맨과 배트맨, 원더우먼, 저스티스 리그 등이 있다. 슈퍼맨과 배트맨의 인지도가 훨씬 높지만 21세기 이후 마블의 약진으로 특히 한국에서 DC의 인기는 여전히 낮다. 게다가 악당들이라니. 슈퍼히어로 대신 악당들이 팀을 이뤄 임무를 수행한다는 설정은 전쟁영화나 범죄영화에서 자주 나오지만 슈퍼히어로 영화에서 쉽게 받아들여지지는 않는다. 영웅은 영웅, 악당은 악당이니까. 아무리 선과 악의 혼돈 시대라고는 해도 슈퍼히어로 영화에서는 비교적 명확하게 선을 긋는다. DC의 전작인 <배트맨 대 슈퍼맨>이 기대만큼의 성적과 평가를 올리지 못한 상황에서 악당을 내세운 <수어사이드 스쿼드>는 꽤 관심을 끌었다.


<수어사이드 스쿼드>는 일단 흥미롭다. 영웅이 아니라 메타 휴먼인 악당들이 벌이는 활극이라는 점에서는. 그리고 조커의 연인으로 등장했다가 점점 인기를 얻어 독자 타이틀의 만화도 나왔고, 마고 로비가 분장한 사진이 공개되자 엄청난 화제를 모은 할리퀸이 압도적이다. 제작 도중에 할리퀸의 인기가 계속 높아지자 영화에서의 분량도 압도적으로 많아졌다. 할리퀸이 등장하고, 대화하고, 액션을 할 때만은 확실하게 눈길을 끈다. 할리퀸이 아니었다면 <수어사이드 스쿼드>는 대단히 따분했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수어사이드 스쿼드>는 범작이지만 음악 선곡이 탁월하고 할리퀸 덕분에 생명력을 얻었다. 이상한 캐릭터들이 등장하여 한바탕 소동을 벌이는 이야기라기보다 할리퀸이라는, 그야말로 21세기에 어울리는 개성과 매력을 갖춘 캐릭터를 만날 수 있다는 점에서 <수어사이드 스쿼드>는 볼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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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평론가 김봉석

씨네 21에서 영화전문기자로 활약했다.

예술종합잡지인 브뤼트와 만화 전문 웹진 에이코믹스의 편집장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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