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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봉석의 영화 읽기 <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

더연 / 문화살롱 / 2016.03.28

 

김봉석의 영화 읽기

<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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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


개요 액션, 모험, 판타지, SF|미국|151분|2015.03.24 개봉

감독 잭 스나이더

출연 헨리 카빌(클락 켄트/슈퍼맨), 

       밴 에플렉(브루스 웨인/베트맨), ... 더보기

내용

슈퍼맨과 조드 장군의 전투로 메트로폴리스는 파괴되고 슈퍼맨은 논쟁의 인물이 된다. 배트맨은 슈퍼맨이 언젠가 타락할 것이라 생각하며 가장 위험한 존재로 여긴다. 세계의 미래를 위해 슈퍼맨으로 인해 벌어졌던 일들을 바로 잡으려 하는데…


원문출처: 네이버영화

 


<맨 오브 스틸>은 크립톤 행성에서 지구로 불시착한 칼엘이 슈퍼맨으로 성장하는 과정을 그렸다. 이어지는 이번 영화의 제목은 <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이다. 마블 슈퍼히어로 영화는 보통 <캡틴 아메리카>, <캡틴 아메리카: 윈터 솔져>,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처럼 제목 뒤에 부제를 붙이는 식으로 이어진다. DC는 조금 달랐다. 크리스토퍼 놀란의 배트맨 3부작은 <배트맨 비긴즈>, <다크 나이트>, <다크 나이트 라이즈>다. 80년대 말 팀 버튼이 시작했던 배트맨 시리즈는 <배트맨>, <배트맨 리턴즈>, <배트맨 포에버>, <배트맨과 로빈>이었다.


하지만 <맨 오브 스틸>의 속편이 <배트맨 대 슈퍼맨>이라니 너무 엇나간 것도 같다. 배트맨을 연기한 벤 에플렉은 알파벳 순서라고 말했지만 주인공도 슈퍼맨이 아니라 배트맨 같다. 영화는 브루스 웨인의 어린 시절에서 시작된다. 거리에서 악당을 만나 부모를 잃고 이후 배트맨이 되는 설정. 간략하게 시작점을 보여준 후에 <맨 오브 스틸>의 전투 장면을 인간의 시각에서 보여준다. 브루스 웨인은 메트로폴리스에 있는 회사의 직원들을 구하기 위해 노력한다. 하지만 슈퍼맨과 조드 장군의 싸움은 그야말로 신들의 전쟁이다. 주변의 모든 것이 무너지고, 인간의 생명은 먼지처럼 가볍다. 건물이 붕괴하여 수많은 사람들이 죽어가는 것을 눈앞에서 지켜본 브루스 웨인은 다짐한다. 신이 아니라 인간이 해야 할 일을 하겠다고.


<배트맨 대 슈퍼맨>은 제목 그대로 배트맨과 슈퍼맨의 갈등을 보여준다. 지구를 한순간에 파멸시킬 수도 있는 힘을 가진 자가 있다. 지금은 정의를 부르짖고 있지만 과연 영원할 수 있을까? 배트맨은 의심하는 자다. 영원한 것은 존재하지 않고, 절대적인 정의도 없다. 그렇기에 배트맨은 슈퍼맨을 제압할 수 있는 방법을 찾으려 한다. 비슷한 입장이지만 선명한 악의를 가진 렉스 루터도 있다. 지식은 있지만 힘이 없는 렉스는 크립톤 우주선의 기술을 이용하여 슈퍼맨에 대항할 몬스터 둠스데이를 창조한다. 반면 슈퍼맨은 악당들에게 지나치게 과한 폭력을 사용하는 배트맨을 제압하려고 한다. 인간은 신을 믿지 못하고, 신은 인간을 통제하려 한다. 처음부터 슈퍼히어로들이 손을 잡으면 재미가 덜하기에 일단은 대립 시키고 서로를 이해한 후 동맹을 맺는다. 슈퍼맨은 통제가 불가능할 정도로 강하기에, 인간이 두려움을 느낀다. 그렇다면 배트맨을 포함한 메타 휴먼들의 연합체를 만들어 서로 협력하며 견제하게 만든다. 그럴듯한 설정이다.


<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은 슈퍼맨의 스토리에 배트맨을 개입시켰다기보다 마블 슈퍼히어로의 연합인 어벤져스의 DC판인 저스티스 리그를 선보이기 위한 전초전 성격이 너무 강하다. 마블이 아이언맨, 캡틴 아메리카, 토르, 헐크를 주연으로 한 영화를 하나씩 만들면서 어벤져스로 나아가 대성공을 거둔 반면 DC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마블에 비해 훨씬 유명한 슈퍼히어로 캐릭터를 가졌으면서도 영상분야에서 주도권을 빼앗긴 DC는 조급하다.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슈퍼히어로 슈퍼맨과 배트맨을 만나게 한 후 원더우먼까지 투입하고 사이보그와 플래시 등 다른 슈퍼히어로들도 아주 잠깐 등장시킨다. 그러니 플롯이 흩어지고 산만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새벽의 저주>로 데뷔하여 <300>과 <워치맨>, <맨 오브 스틸>을 만들었던 잭 스나이더 감독의 단점은 지나치게 장엄하다는 것이고 장점은 현란한 액션 장면이다. 좀비, 스파르타의 전사, 하늘을 초고속으로 나는 외계인 등 어떤 캐릭터일지라도 그들이 보여줄 수 있는 가장 멋진 장면을 그려낸다. <배트맨 대 슈퍼맨>에서도 배트카의 묵중한 자동차 추격전을 비롯하여 볼만한 장면이 많지만 역시 최고는 둠스데이와 슈퍼히어로 3인의 대결이다. 슈퍼맨, 원더우먼, 배트맨이 힘을 합쳐 둠스데이와 싸우는 장면은 다시 한 번 신의 전쟁을 보여주고 이후 DC 슈퍼히어로 영화가 어디로 나아갈지를 제시하는 명장면이다. 한계는 명확했지만 DC의 승부수는 나름 성공이었고, 악당들의 연합을 그린 <수어사이드 스쿼드>가 성공한다면 마블과 DC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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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평론가 김봉석

씨네 21에서 영화전문기자로 활약했다. 예술종합잡지인 브뤼트의 편집장을 역임했으며 

현재,  웹툰 '미생'의 작가 윤태호와 함께 만화 전문 웹진인 에이코믹스를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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