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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봉석의 영화 읽기 <레버넌트: 죽음에서 돌아온 자>

더연 / 문화살롱 / 2016.01.12

 

김봉석의 영화 읽기

<레버넌트: 죽음에서 돌아온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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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버넌트: 죽음에서 돌아온 자


개요 모험, 드라마|미국|156분|2015.01.14 개봉

감독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

출연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휴 글래스), 

        톰 하디(존 피츠 제럴드), ... 더보기

내용

2016년 가장 강렬한 실화!

전설이 된 한 남자의 위대한 이야기!


원문출처: 네이버영화

 


인간의 생명력은 얼마나 강한 것일까? 작은 충격만으로 사망하는 경우도 있지만, 심각한 부상을 당하고도 끈질기게 살아나는 이도 있다. 의지의 문제인 것일까? 살아남겠다는 욕망과 의지는 과연 꺼져가는 생명을 되살릴 만한 힘이 있는 것일까?


<레버넌트:죽음에서 돌아온 자>는 제목 그대로의 이야기를 펼쳐 보인다. 1823년, 미국 서부에서 휴 글래스는 죽을 고비를 맞는다. 인디언에게 쫓겨 달아나던 중에 회색곰에게 공격당한 것이다. 겨우 살아나긴 했지만 몸 이곳저곳이 부러지고 찢겨 나간 휴는 누가 보아도 죽기 직전이었다. 동료인 존 피츠제럴드는, 휴가 죽으면 반드시 땅에 묻어주고 오라는 명령을 받고 남는다. 하지만 존은 휴를 내버려두고 달아난다. 그를 막는 휴의 아들 호크마저 죽여 버린다. 말도 할 수 없고, 제대로 움직이지도 못하는 휴는 땅을 기고, 풀뿌리를 먹어 가며 전진한다. 복수를 하겠다는 일념으로, 정상적인 사람조차 살아남기 힘든 겨울 숲속에서 살아남는다.


<레버넌트>는 실화에 기초하고 있다. 19세기 초, 부상을 당해 동료가 버려두고 왔지만 끝끝내 살아온 남자가 있었던 것이다. 실화를 바탕으로 나온 마이클 푼케의 소설 <레버넌트>를 <바벨> <비우티풀> <버드맨>의 감독 알레한드로 G. 이냐리투가 연출했다. 일단 <레버넌트>는 복수극이다. 자신을 죽게 내버려둔 남자에게 복수하기 위해 죽음 직전에서 돌아온 남자의 이야기. 영화의 클라이막스도 복수의 완성이다. 하지만 <레버넌트>를 보다 보면 복수 자체에 마음이 가지 않는다. 휴 글래스의 처절한 몸부림을 보고 있으면 그저 빨려 들어간다. 그가 보여주는 생존의 의지에 그대로 동화된다. 복수가 없더라도, 살아야 하는 이유를 모른다 해도, 휴가 보여주는 모든 행동에 절대적으로 동의하게 된다. 살아남는 것 자체가, 이 세계의 모든 것이다.


휴 글래스는 전형적인 백인이 아니다. 나고 자라기는 백인이었지만, 인디언(미국 원주민)과 함께 살면서 결혼을 했고 아들인 호크도 낳았다. 인디언 마을을 학살한 백인 병사들에게 아내를 잃었다. 그러니까 휴는 백인이면서, 인디언의 영혼을 가졌다고 볼 수도 있다. 자연에 대해 잘 알고 있으며 자연의 섭리를 인정할 줄 하는 남자. 거의 죽을 위기에 처했던 휴는 한 인디언 남자를 만나 겨우 살아난다. 그 남자도 모든 것을 잃었다. 복수를 하겠다는 휴를 보면서, 그는 함께 떠나가자고 말한다. 복수는 인간의 것이 아니라고. 그렇게 말한 남자는 얼마 뒤 백인들에게 붙잡혀 교수형 당한다. 복수는 인간의 것이 아니지만 폭력은, 학살은 인간의 것이다.


<레버넌트>의 감독 알레한드로 이냐리투는 전작들에서도 삶의 투쟁에 대해 이야기했다. 이 잔혹한 세상에서 살아남기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버드맨>은 한때 톱스타였던 남자가 몰락한 후 재기를 위해 몸부림치는 모습을 그려 찬사를 받았다. 특히 끊어지지 않고 하나의 샷으로 담아내는 유려한 장면들이 인상적이었다. 미묘한 흐름이 마치 흐르는 삶의 흔적 같기도 했다. <레버넌트>에서도 그렇게 흐르는 장면들이 눈에, 마음에 박혀든다. 게다가 좁은 맨해탄의 거리가 아니라 광활한 대자연이다. 그 안에서 발버둥치는 휴 글래스는 너무나도 미미하고 사소한데, 그렇기에 너무나도 감동적이다. 자연에 순응할 수밖에 없는 인간이 할 수 있는 마지막 투쟁을 보여주기 때문에.


<레버넌트>는 복수가 아니라 삶에 대한 영화다. 그것만으로도 가슴이 벅찬데 영상도, 연기도 너무나 훌륭하다. 희대의 미소년이었던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일생일대의 연기를 펼쳐 보인다. 알레한드로 이냐리투도,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도 그야말로 신의 한 수가 될 영화를 만났고,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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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평론가 #김봉석

씨네 21에서 영화전문기자로 활약했다. 예술종합잡지인 브뤼트의 편집장을 역임했으며 

현재,  웹툰 '미생'의 작가 윤태호와 함께 만화 전문 웹진인 에이코믹스를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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