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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봉석의 영화 읽기 <앤트맨>

더연 / 문화살롱 / 2015.09.08

 

#김봉석의 영화 읽기

<앤트맨>

 

앤트맨.jpg

앤트맨

  
개요   액션, SF|미국, 영국|1172015.09.03 개봉
감독   페이튼 리드
출연   폴 러드(스콧 랭 / 앤트-맨), 마이클 더글라스(행크 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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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언제까지 커져야만 하는가! 
마블 역사상 가장 작고, 가장 강한 히어로가 온다!

원문출처: 네이버영화

 


어렸을 때 TV에서 <마이크로 특공대>라는 영화를 했다. 사람들을 작게 만들어 인체 속으로 들어가는 이야기였다. 원제는 <Fantastic Voyage>이고 1966년에 제작되었으며, 라퀠 웰치가 나온다. 인체를 작거나 크게 하는 기술은 영화와 만화 등에 많이 등장했다. 멕 라이언과 데니스 퀘이드가 출연한 조 단테 감독의 영화 <이너스페이스>, <애들이 줄었어요>와 <애들이 커졌어요>, <50 피트의 여인> 등이 있다. 곤충이나 쥐 등 거대 생물이 나오는 영화는 주로 공포영화다. 만화 도라에몽에도 모든 것을 작아지게 하는 광선총이 나온다.

 

아이언맨과 헐크, 캡틴 아메리카 등이 나오는 마블 유니버스에도 그런 기술이 있다. 행크 핌 박사는 원자 사이의 간격을 조정할 수 있는 핌 입자를 발견한다. 인간과 사물을 작아지거나 크게 할 수 있는 기술. 더 나아가 행크 핌은 곤충과 의사소통을 하는 기술도 발명한다. 수트를 입고 작아진 ‘앤트맨’은 개미의 등에 타서 하늘을 날 수도 있고, 어떤 좁은 공간에도 침투할 수 있다. 만화 원작에서 앤트맨은 헐크, 토르, 와스프와 함께 1대 어벤져스를 결성한 주요 캐릭터다.

 

아이언맨, 헐크, 캡틴 아메리카, 토르가 주인공으로 나온 영화에 이어 <어벤져스>를 만든다고 했을 때, 마블의 팬들은 과연 누가 나올 것인지 궁금해 했다. 영화 <어벤져스>의 원작이라고 할 만화 <얼티미츠>에는 앤트맨도 중요한 인물로 등장한다. 앤트맨은 <어벤져스-에이지 오브 울트론>까지도 없었지만 마침내 <앤트맨>으로 MCU(Marvel Cinematic Universe)에 합류하게 되었다. 다만 행크 핌은 조연으로 나오고, 앤트맨 수트를 입고 활약하는 인물은 만화에서 2대 앤트맨인 스콧 랭이다.

 

감옥에서 나온 스콧 랭은 두 번 다시 범죄를 저지르지 않겠다고 결심한다. 하지만 비정한 현실의 벽을 넘지 못하고 행크 핌의 집에 침입하여 금고에 들어간다. 그런데 돈이나 보석은 없고 이상한 헬맷과 수트뿐이다. 호기심에 입어본 스콧 랭은 몸이 줄어드는 기상천외한 경험을 하게 되고, 행크 핌에게 정식으로 앤트맨이 되지 않겠냐는 요청을 받는다. 과학자인 딸 호프에게 수트를 주지 않고, 도둑인 스콧 랭에게 물려주려는 이유는 대체 무엇일까.

 

영화로 만들어지는 어벤져스에 행크 핌이 합류하기 힘들었던 이유는 캐릭터 때문이었다. 행크 핌은 어벤져스의 리더이기도 했던 와스프의 남편이다. 둘 다 과학자이고 뛰어난 슈퍼히어로이지만 행크 핌의 치명적인 결함은 정서불안에 있다. 우울증과 의처증, 강박 등에 시달리면서 와스프를 폭행하기도 한다. 현실적인 캐릭터이기는 하지만 주로 10대 관객이 호응해야 하는 블록버스터 영화에서 행크 핌의 캐릭터를 그대로 살리기는 힘들었다. 그렇다고 캐릭터 성격을 완전히 바꿀 수도 없는 것이고.

 

<앤트맨>은 이런 문제를 깔끔하게 풀어낸다. 행크 핌은 조연이고, 그가 앤트맨으로 활약했던 시기를 과거로 설정한다. 아내인 와스프와 함께 슈퍼히어로 팀으로 활동했지만 임무 도중 아내를 잃고, 자신은 은퇴한 것이다. 하지만 핌 입자가 악용될 상황이 닥치자 스콧 랭에게 앤트맨을 물려준다. 스콧 랭은 불운한 상황 때문에 도둑이 되었지만 천성적으로 착한 사람이고 유머 감각도 뛰어나다. 그리고 <앤트맨> 에필로그에서는 호프와 스콧 랭이 사랑하는 사이가 되고, 행크는 2대 와스프의 수트를 호프에게 만들어준다. 이렇게 되면 자연스럽게 MCU에 앤트맨은 물론 와스프까지 참여하면서 마블에게는 최상의 시나리오가 된다.

 

<앤트맨>은 <아이언맨> 1편을 떠올리게 할 정도로 유쾌한 수작이다. 액션과 유머가 뛰어나고, 배우들의 연기도 좋다. 그리고 무엇보다 어린 시절 <마이크로 특공대>를 보면서 감탄했던 것처럼, 개미 크기로 작아진 앤트맨이 거대한 일상의 사물들 사이에서 벌이는 액션이 흥미진진하다. 일상을 다른 시각, 다른 크기로 본다는 것이 대단히 신선하다. 아이와 함께 즐기기에도 좋고, 마블 슈퍼히어로 영화의 대표작으로도 손색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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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평론가 #김봉석

씨네 21에서 영화전문기자로 활약했다. 예술종합잡지인 브뤼트의 편집장을 역임했으며 

현재,  웹툰 '미생'의 작가 윤태호와 함께 만화 전문 웹진인 에이코믹스를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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